예술의 상상/un-frame

JR - Momentum/ 스트리트 아트의 아카이브화

유산균발효중 2019. 1. 8. 19:16

유럽사진미술관에서 JR에 관한 작품들을 전시중이다. 프랑스의 제도권 기관 안에서 열리는 최초의 전시라고한다. 몇년전 (아마도 2015년?) 페로탕 갤러리에서 꽤나 큰 규모의 아카이브 '사진전'에서 그의 작업을 좀 더 자세히 볼 기회가 있었는데, 몇년 사이 대중적으로 가장 주목받은 작가가 된 것 같다. JR은 activiste urbaine/ performer로 많이 소개된다. (이제는 전세계의) 주로 가난하고 산업화에서 소외된 지역들을 찾아가 건물의 벽 일부를 캔버스로 하여 네거티브 필름을 인화해 붙이는 작업을 한다. 가장 초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해오는 작업이다. 우연히 파리 외각 지역의 기차 종점에서 누군가 떨어뜨린 카메라를 습득하게 되고, 그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자신이 살았던 동네의 철거 건물에서부터 시작된 그의 작업은, 작년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올림픽이 열렸을 때는, 브라질의 해안 마을에 바다로 다이빙하는 수영선수의 이미지로 전세계에 중계되기도 했다. 작업은 일시적이고 일회적인 설치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없어지거나 철거될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계는 그를 스트리트 아티스트 혹은 도시의 활동가로서 명명하길 주저하지 않았으며, 그의 작업이 가진 정치성에 의심을 품지 않았다. 

이제 그의 작품은 미술계 안으로 완벽히 들어온 것 같다. 제도권에서 그의 스펙터클 한 작품을 받아들일 때는 일단 가장 먼저 어떻게 그의 작업을 미술관에서 '잘' 정돈된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 거대한 벽을 떼 올 수도 없고, 그 공간으로 직접 갈 수 없으니, 그의 작업을 촬영한 다큐멘터리나 사진들을 통해 아카이브화 한다. 이런 아카이브 작업은 JR의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아이디어를 널리 '알리고','소개하는데' 유용하다. 그리하여 현재  MEP 에서 볼 수 있는 작업들은 마치 미니어처와 같은 역할을 한다. 동일한 이미지를 더 축소하는. 그렇기 때문에 도시 활동가로서의 정체성대신,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급자가 되어버린 듯하다. 이런 측면에서 JR의 작업에 대한 대중의 뜨거운 호응에도 불구하고, 평론가들이 그를 아카이브화하는 작업에 대해서는 대체로 비판적이다. 

사진 출처>  mep 홈페이지


https://www.franceculture.fr/emissions/la-dispute/arts-plastiques-jr-momentum-la-mecanique-de-lepreuve-photographie-arme-de-classe-les-nadars-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