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2

마담 이븐

유산균발효중 2019. 1. 7. 08:32

마담 이븐의 생일은 10월 5일이었던 것이었다. 따라란!!! 

옆옆집 할머니 마담이븐 .전직 도서관 사서로 재작년 은퇴이후 아주 고요한 삶을 살고 계시다. 이레가 태어난 이후부터 새해에 카드며, 이레생일에 맞춰 선물을 꼭꼭 챙겨주시는 분. 늘 마음속에 감사함은 있지만, 우리는 늘 바쁘고 일손이 모자라는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엄마빠라서, 조근조근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을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진심어린 환대의 마음을 갖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시간 많은 은퇴할머니라 동네 소문에 바삭한 것은 물론이고, 이 건물에 사신지도 어언 40년? 이라 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인구변화에도 민감하시다. 

여튼, 올해도 어김없이 이레생일에 맞추어 책선물(사서다우심!!)과 카드를 손수 챙겨주셨다. 감사의 인사를 하러 가니 문이 굳게 닫혀있다. 아니나 다를까 일주일 후에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오셨다고. 무언가를 대접하고 싶어 덜컥 집에 오시라고 해버렸다. 큭큭. 

사람들과 이야기하는건 좋아하지만, 살뜰하고 예쁜 상차림은 자신이 없다. 이레를 무기로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나온 이야기. 어떻게 그렇게 이레 생일을 정확히 기억하시냐는 나의 말에 대한 그녀의 답. 마담이븐 생일은 언제예요? 라고 물어보니, 수줍게 웃으며 하신 답.

=사실.... 내 생일이 10월 5일이야. 그래서 이레 생일을 정확히 기억하는 거란돠. 하하하하하.

내년부턴 마담이븐-이레-김 생일잔치를 합동으로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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