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2

겨울, 니스

유산균발효중 2019. 1. 7. 07:30

그냥 왠지, 니스는 돈많은 사람들이 집 한채 사두는 휴양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어느정도는 자연스럽고, 지저분하고, 거주자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러면서도 문화 공간이 있는 곳이, 나에게는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M언니는 마티스 미술관을 보는게 목적이라고 했다. 내가 생각한 우리의 재회장소는 암스테르담이었지만, 뭐 어디든 어떠랴. 덕분에 나도 머리도 식힐겸, 바다도 볼겸, 장장 6시간동안 기차를 탔다. 니스는 정말 단정하고 정돈되어 있었다. 그리고 쇼핑을 할 수 있는 공간들로 가득찬 중심지에 우리의 숙소가 있었다. 

마티스 미술관은 중심과 조금 거리가 떨어진 마을로 들어가야 했다. 그곳이야 말로 노인들이 한가롭게 개와 산책하거나 페타끄를 즐기는 동네였다. 마티스 미술관 건물의 색과 하늘의 파란 색이 다소 비현실적이었다. 나무들은 마치 제주도에 온 것같은 열대분위기의 나무들이었고. 마티스 미술관은 빛으로 기억된다. 동생의 말에 따르면, 마티스의 작품은 한국에서 홈 데코로 너무 많이 소비되어 지겨워질 정도라고 하는데, 이곳의 마티스는 혼자 산책하는 할아버지 뒷모습스러웠다.




그리고 언니 덕분에 블루마운틴 커피가 왜 그리 맛있고도 비싼지. 알게되었다. 

겨울바다의 파아란색으로 뇌를 한번 씻은 기분. 니스 해변을 보며 맥도라니. 뷰가 가장좋은 맥도로 선정 됐을 것 같은 곳. 

함께 여행하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좋았고, 가끔만나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푸념할 수 있어서 좋았고. 오랜만에 김과 이레가 아닌 누군가와 여행을 해서 새롭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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