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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냐, 지루한 삶이냐...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제리 살츠가 했던 강연의 내용을 정리한 중앙일보의 기사. 제목이 좀 극단적이지만,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의 창작자 버전은 바로 이 선택이 아닐까 싶다. 아트스쿨을 중퇴하고 자신의 재능에 대해 실망해 트럭운전을 하다가 40대에 예술비평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제리살츠의 이력이 그의 이런 말들을 공허하지 않게 해준다. 최근 내가 느꼈던 무기력함들이 동기부여의 문제나 열정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결국 내가 가난을 두려워하는데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이분법으로 선택항을 나누는 것은 다소 극단적이겠지만, 현실에서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가난하지 않은 창작자의 삶을 산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 가난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에서 이런 고민들이 시작된 것 같다. 제리 살츠의 지침을 마음에..

속좁은 일상_2 2019.11.28

마르셸 뒤샹 상 2019/ 20191025

최근에 보았던 수많은 전시감상평을 쓰려고 했는데,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한국어로 긴 호흡의 글을 써 본지 너무 오래되어서. 달라진 언어환경에 적응하느라 글을 쓰는 근육들이 모두 사라졌다. 오후에 잠깐 시간을 내어 퐁피두에 들렀다. 마르셸 뒤샹 2019년 수상 전시를 보기위해서다. 팔레 드 도쿄에서 열리는 젊은 프랑스 작가전과 결을 같이 하고 있는데, 두 공간을 훑으니, 동시대 작가들의 문제의식과 다양한 매체를 한눈에 단기 속성으로 벼락치기 한 기분이다. 올해 마르셸 뒤샹상 수상자는 에릭 보들레르다. 시네아스트로 더 먼저 알려진 그의 이번 작업은 친절하고 대중적이게 느껴졌다. 생드니의 중학생들에게 카메라를 맡기고 그들이 찍은 영상들을 편집해 2시간 가량의 작품을 만들었다. 그 안에 있는 프랑스 사..

나사로, 친구, 부활

이 말씀에서 늘 주목되었던 부분은 후반부의 '부활' 파트였는데, 오늘의 말씀에서는 초반부 예수님과 나사로의 죽음을 알리는 이들의 대화였다. '주께서 사랑하시는 이가 죽게되었나이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자도 아플 수 있다는 말. 지금 겪고 있는 혼란이 마치 뭔가 단추를 잘못 꿴것 같은 친구의 삶에서 벗어난 것 같은 느낌에 불안했던 몇주. 예수님이 사랑하시는 친구가 아프다는 말에 대한 예수님의 응대 최근 내가 느끼고 있는 아픔과 고통에 대한 예수님의 응답같아 보였던 나사로의 부활.

갸우뚱 묵상 2019.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