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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시작

1호가 태어나면서 워드프레스에 비공개가족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다. 활자중독과 기록신봉자인 나는 무엇이든 읽어대는 불치병이 있었다. (과거형인 이유는 후술예정) 간단하게라도 써놓은 아이디어나 잔상들이 읽을만한 글이 되거나 때로는 내 연구 노트에 첨가되는 일도 있으니 사실 기록은 나를 이루는 팔할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1호가 자기 활동반경과 사생활이 생겨 개인활동이 가능해질 즈음, 바야흐로 2020년 5년 터울로 2호가 태어나면서 기록에 대한 신앙은 체력의 한계로 인해 점점 희미해져갔다. 아, 이거 적어야지하는 순간, 나를 찾는 2호의 찡찡소리가 들린다. 잊고있던 신생아 키우기의 강도는 나의 5년 나이듦과 더불어 그리고 2020년의 코로나까지 버물러져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여백이 없는 일상을 의..

속좁은 일상_2 2021.01.07

넷플릭스 시청 목록들

코로나 시국을 슬기롭게 보내는 방법. 거기에 백일된 애까지 딸렸다면, 드라마 정주행하기에 괜찮은 맥락이다. 말은 이렇고, 사실 넷플릭스 결제는 했지만 우리의 시청률이 거기에 따라가주지 못하고 있다. 원래 텔레비전이랑 그리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고, 예전 넷플릭스가 궁금해 한달 무료 체험을 해보았는데, 나는 아무래도 그때 그때 취향에 맞는 컨텐츠가 있을때 찾아보거나 일회성 결제가 적성에 맞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관도 다 문을 닫았고 2호를 키우며 코로나 시국을 지나며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컨텐츠 소비를 해보자 싶기도 했다. 그냥 카탈로그 목록만 휙 둘러보는 넷플릭스 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청 프로그램 선정의 기준이 몇가지 있다. 1.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들: 결혼이야기, 버드맨, 로마,..

죽은 자의 집 청소 / 죽음의 에티켓

언젠가부터 탄생에 관한 이야기보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더 공감을 얻고 많이 소비되고 있는 것 같다. 자극적인 범죄나 연예 기사 혹은 사회면을 장식하던 '죽음'이라는 단어가 점점 더 일상에 가까워지고 있다. 어쩌면 어쩌면 웰빙하는 자아의 확장으로 웰다잉하는 자아에 대해 관심을 뻗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에 관한 책이나 에세이는 물론 예능에서도 죽음을 다루는 사람에 대한 인터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죽음이라는 소재에 관한 그리고 밀리의 서재 가입에 관한) 유행에 편승하여 읽어볼 만한 두 책이 눈에 띄었다. 죽은 자의 집 청소_김완@ 밀리의 서재 단지 사회 현상으로서의 고독사 혹은 자살을 개인의 노동이라는 소재와 엮어낸 '죽은 자의 집 청소'는 알려지지 않았던 공간을 살펴보는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

산과 창조주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분명 한10년전에 읽었을게 분명한 '한길가는 순례자'에서 다시 발견한 이 말씀. 나의 도움이 산이 아닌 산을 창조한 자에게서 온다는 고백. 열심히 산을 쳐다보고 있는 우리. 그러나 우리의 도움은 산이 아닌 산을 지으신 하나님에게서 온다. 산을 향해 고개를 들고있어봤자 소용없다 ㅎㅎㅎ 삶과 나에 대한 높은 기준을 따라 여기저기 산봉우리를 보며 허우적대지 않고, 그 산을 그 자리에 놓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묵묵하게 열심히 길을 가련다.

갸우뚱 묵상 2020.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