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un-frame 152

La Mariée à double face (1962)_Marc chagall

샤갈의 자화상이라고도 읽히는 이 그림. 수많은 작품 중에서 나의 발길이 오랫동안 머물게 만들었던 작품. 물론 샤갈 특유의 환상적인 색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자식의 약력 (유대인으로서 러시아와 프랑스를 떠돌며 살아간)과 내적 갈등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얼굴이 머문 두 곳은 붉은 꽃과 하얀 달. 어느 쪽으로도 시선을 고정시키지 못하는 신부의 머뭇거림.

샤갈과 욱진의 환상

요즘 생각하고 있는 단순함에 대해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같은 날 보았던 동양과 서양의 두 거장은 어쩌면 극과 극에 있는 듯 보였지만, 사실 맞닿아 있었다. 그래서 더욱 반갑고 고마웠다. 나의 생각이 이들의 그림으로 나타나는 기쁨을 누렸다고나 할까. 일단 둘다 당대추상의 길을 벗어나 새로운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물론 추상을 실험한 시기도 있었지만, 추상을 하면 좀 더 인정받았을지도 모르지만 결국에는 거기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여유롭고, 호젓하며, 도가적인 분위기 불우하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낸게 티가 난다. 오늘 보았던 샤갈도 말레비치와 동시대의 사람으로서 말레비치의 구축주의적 특성이 나타난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소박하고 일상적인 소재에서 벗어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박이소처럼

박이소, 이 사람처럼 자유롭게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업실에서 죽은지 한달만에 동료들은 그의 죽음을 알게되었다고 한다. 위 사진은 3일간의 단식을 마친후 목에 밥솥을 들고 부르클린 다리를 건너는 퍼포먼스를 하는 박이소. 그리고 박이소가 여가시에 하는일은? 여가시 하는 일은 무엇인가? - 숨쉬기놀이·집보기놀이·배추벌레놀이 등을 한다. ① 숨쉬기놀이 :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방안에 채운다. 편히 앉거나 눕는다.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것을 반복한다. ② 배추벌레놀이 : 의상을 연두색 계통으로 갖춘다. 푹신한 바닥을 확보한다. 누워서 이리뒹굴 저리뒹굴한다. ③ 집보기놀이 : 집은 천정·바닥·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천지인의 순서를 따라서 처음 한 시간 가량은 천정을 보고, 다음 한 시간은 바닥을 보고,..

[광주비엔날레2010-만인보]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데 수렴된다. 내가 생각하는 이번 비엔날레의 가장 큰 한계이자 오점은 주제에 있다. 고은을 띄워주기 위한 정치적 전략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자연스럽긴 하지만. 만인보10000lives라는 제목은 모든 이미지를 포함시키고자 하는 전략이 노골적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번 비엔날레는 신선하고 젊은 작가들의 작품과 이미 스타의 명성을 누리는 작가들의 작품이 적당히 잘 녹아있다. 각 전시실마다 컨셉이 잘 잡혀있고, 거대한 규모에 비해 대체적으로 흐름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획이 돋보인다. 광주라는 도시가 가진 아픔에도 귀를 기울이며, 역시 세계적으로 동일한 역사를 겪어온 나라들의 민주화과정을 담은 작업들이 눈에 띤다. 이런 면에서, 이미지 더 정확하게 예술이 삶을..

Walker Evans

에반스의 작품은 교과서 같다. 구도는 이렇게 하면 가장 안정적이고, 인물을 어느 위치에 두어야 할지 확실히 보여주며 전체적인 결과물도 걸리적거림 없이 깔끔하다. 동일한 이유로 에반스에게는 유머가 부족한 것같다. 그는 포착할 수 없는 찰라를 만들고 싶어한다거나,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서 관객을 계몽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싶어할 뿐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FSA프로젝트보다는 Subway연작이 좋았다.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간과하는 요소 중 하나는 작품의 사이즈이다. 최근에는 미술관에서 직접 작품을 접하기보다 웹서치를 통해 작품을 찾고 확인하는것이 일상화되다 보니 더욱 그런것 같다. 그 작품을 알긴하지만 보지 못한 상태. 이 전시에서 인상적이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