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un-frame 152

[워홀홀릭2] 2010년 어느날

시립미술관에서 워홀 전을 보고와서 이전에 보았던 리움 전 리뷰를 다시 들춰보게 되었다. 두서없고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지만, 상업화가와 예술가로서의 워홀에 대한 평가에 초점을 맞추어 당시 내가 워홀에 대해 느끼고 있던 감정을 써내려간 글이었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는 작가 자체보다는 작품과 전시구성에 더 많이 집중했다. 이전에 느낀 이런 저런 생각들이 내 안에서 이미 정리 된 탓인지, 그림을 보는 것 자체가 흥미롭더라. 전시 제목은 좀 손발이 오그라든다. 앤디워홀의 위대한세계라니...쩝! 시립미술관의 시원시원한 전시공간이 그의 커다란 작품들을 걸기에 적합했던것같다. #1. 마릴린 그렇게 멋지고 좋은 작품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난 언니의 질문에 그냥 마릴린 연작이라고 대답해버렸다. 3개로 프린트된 마릴린의 얼..

[워홀홀릭1]2007년 어느 날

앤디 워홀에게 느낀 양가감정: 일상의 이면 2007.05.31 은 앤디 워홀의 상업성과 대중성을 이용하여 워홀의 외형적인 화려함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뿐 아니라 앤디워홀의 전성기인 60년대의 작품에서부터 초기와 후기 그리고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볼거리가 풍부한 전시였다. “만일 당신이 앤디 워홀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나의 그림과 영화, 그리고 나의 표면만을 보십시오, 그곳에 내가 있습니다. 그 뒤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60년대 미국 소비문화의 발달과 미디어를 통하여 예술의 영역이 확장되었다면, 그 선두에는 워홀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워홀의 작품들 중 대중 스타를 소재로 한 그의 작품들에 특히 주목하였다. 외형적인 화려함의 이면에는 워홀의 말처럼 아무런 지시적인 ..

루오. 세속화가

루오를 주목해서 보거나 따로 도판을 찾아보진 않았지만, 실재로 볼 기회가 되면 꼭 찾아가야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해왔다. 왜 그에게 굳이 색채의 연금술사라는 수식어를 붙이는지 수긍이 간다. 거칠게 표현된 듯 하지만, 치밀한 색의 배열과 구성은 인상적이었다. 전시장의 한 면을 꽉 채운 작품들을 다른 쪽 끝에서 바라보면, 그 색이 한 눈에 들어오고 색의 향연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작업을 를 그린 이후로 종교화를 그린 '후기'로 분류하곤 한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소재에 따라 그의 작업을 분류하기는 쉽지 않다. 광대. 예수그리스도. 무용수는 그의 작품에서 다른 소재로 그려지지 않는다. 고통받고 무력하고 축 늘어진 어깨와 감은 눈은 인생의 고통이자, 그 인간에 대한 공감과 사랑이다. 그는 사회의 아픔에 눈을 모을 ..

웅크림

권진규의 전시장은 음산하다. 그러나 작품은 음산하지 않다. 오히려 성스럽다. 마치 이집트의 흉상이나 그리스 신화를 재현한 듯한 인물들의 얼굴은, 동네 아낙들의 이름, 고유명사로 한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다. 가장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여인네들을 가장 이상적인 비율로 그려넣었다. 권진규는 마두 시리즈로 매우 유명해졌다. 쉽게 마모되거나 균열이 일어나지 않는 석조나 테라코타로 강하고 투박하게 만들어진 작품들은 사람의 흉상과 더불어 시간에대해 초월적이다. 이렇게 거대하고 웅장한 작품들 틈에서 오히려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웅크린 여자' 한 주먹도 안되는 크기에, 무심코 지나쳤으면 보이지도 않았을법한. 작가의 오만함에 조금은 지루해졌을 무렵 발견한 '웅크린 여자' (다행인지 불행인지 작품 이미지를 찾..

Bien-U

소유욕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영험한(?) 기운을 발산하는 자연. 에 점점 더 매력을 느낀다. 한눈에 포착할 수 없는 모습까지 선명하고 경이롭게 담아낸 작품은 기술이라 해야할지 자연이라 해야할지 머뭇거리게 만든다. 이미 너무 상업화되어버린 그 이지만, 한편으로 너무 상업화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를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풍경사진에 별 감흠을 느끼지 못하는 나도 내내 입을 다물 수 없었으니깐. 소나무 연작보다 건축을 담은 사진이 더 맘에 든다.

[퐁피두센터 특별전_서울시립미술관] 쓴소리 단소리

#1. 역시 새롭고 흥미로운 작품을 하는 작가를 만난다는 건 공부 의욕을 고취시킨다. 공공미술관이 베풀 수 있는 최고의 혜택은 이런게 아닐까?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작품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이해 할 수 있는 언어로 말을 걸어보고. 예술이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의문스러운 작은 나라에서 바득바득 창조를 이어가는, 언젠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작업을 하리라는 포부를 가진 신선하고 말랑말랑한 작가들을 만나고 그래서 시립미술관은 +1 #2. 10분도 되지 않아 보게된, 샤갈, 마티스, 클레, 피카고. 미로의 작품들로 눈을 풀리게 만드는 퐁피두 센터 특별전. -사실 넘 지루해서 30분만에 휙 돌아 나왔다. 물론 거장의 작품들이 다 그렇듯 눈을 끌고, 빠른 발길을 아깝게 만드는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