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2 214

국가적 차원의 연말연시

시사인에서 본 인터뷰글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 세월호에서 유일하게 법적처벌을 받지않은 선원.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했던 그는 당시의 상황에서 여전히 남은 의문점을 차분하고 건조하게 전달한다. 차마 끝까지 읽기가 어렵다. 아베와 박근혜의 위안부 문제 합의는 올해 대한민국 외교능력의 대미를 장식해준다. 한국 뉴스를 클릭하는게 무섭다. 친구와 주고받은 카톡에서 그는 마라나타를 외친다고 말했다. 그래, 마라나타를 수백번 외치고 싶은 요즘이다. 국가적 차원의 한해가 이렇게 간다.

속좁은 일상_2 2015.12.31

남의 가정사

아이가 아파 회사에 가지 않았겠거니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아마도 삶의 피로가 그녀를 바깥으로 나가기 힘들게 만들었었나보다. 주일이었던 어제도 그녀는 12시까지 아이와 잤노라고 말했다. 먼저 물어봤어야 하는데, 예의라는 이름으로 무심하게 행동했다. 낮에 이레가 잠들려는 순간 아이는 우리집 문을 열심히 두드렸다. 내가 열어줄 때까지.ㅎㅎㅎ 아마도 그녀는 아이를 나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고, 그 다음으로는 우리집 문을 두드릴 것을 예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집에 들어와 봇물 터뜨리듯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노엘 바캉스를 맞아 다함께 미국에 가면, 자신과 아들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아픈 엄마도 걸리고, 더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말했다. 2년 반동안 아무일도 하지 않고 놀면서 집안일은 커..

속좁은 일상_2 2015.12.15

바쁜 주일

노엘 바캉스에 여기저기 떠나는 이들이 많아 조금 앞당겨 진행되는 노엘 기념 파티와 함께하는 식사. 특별히 예배가 평소와 다른 점은 없다. 성탄과 관련된 찬양과 말씀을 듣고,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 조금 긴 점심시간 동안 각자 가져온 음식들을 나누어 먹고 호들갑스럽지 않는 대화를 나눈다. 오후 시간에는 평소에 없는 특별한 기념 모임시간이 준비되어 있는데, 이 시간에 어린이들은 간단한 연극, 젊은이 그룹이 특송한 곡, 나이 많으신 할머니가 손자손녀에게 하듯 성탄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신다. 중간중간 할말이 있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한마디씩 끼어들어 거들고, 즉흥적으로 악기로 함께하기도 한다. 젊은 그룹에 끼여 특송을 한 우리는 30분전 두세번 맞춰본 천사들의 노래가 찬양을 불렀다. 너무 잘 아는 멜로디를 다른..

속좁은 일상_2 2015.12.14

환경회의 관련, 장면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세계 각국 정상이 모인 파리 환경회의 COP21을 맞이해 전 세계적으로 환경운동 단체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하면 빠지지 않는 프랑스인들에게 이번엔 테러 때문에 공공장소에서의 어떤 집회도 허용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포기할 이들이 아니다. 리퍼블릭 광장에 사람들을 대신해 신발들이 등장한 것이다. 관철시키고자 하는 이슈와 의견은 사람들이 직접 들고나와 외치지 않고, 신발 곁에 쪽지들과 함께 조용하게 쓰여있다. 광화문에서 밴치마킹한번해보고 싶구나. 물대포 맞아도 상관없고, 차벽에도 끄덕없다. 그럼 무식한 정부의 다음행보는 복면금지에 이어 무엇이 되려나? ㅋㅋㅋ 오늘은 파리 식물원에 이레와 산책갔다가, 본 장면. 실재 잔디를 심어 만든 양탄자(?)를 커텐삼아 만들어진 무대 뒤로..

속좁은 일상_2 2015.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