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2 214

결혼 2년이 우리에게 준 것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자신이 죽은자리에서 죽을 성정을 타고난 김이 프랑스에 왔다는 것, 더이상은 집세가 밀려도 센 강으로 뛰어내릴만큼 우울하지 않다는 것, 결혼한 성인남자가 굳이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 더불어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삶의 모든 과정에 적용되어야 함을 깨달았단다. 넌 어떤 한계를 뛰어 넘었니?응, 결혼자체가 내 한계를 뛰어넘은 거야. 결혼하지 않은 자의 자유를 포기했다고. 이렇게 우리의 2주년은 간다. 파리의 보보들이 집합한다는 생마탕 운하를 산책하며...

속좁은 일상_2 2014.03.11

2시간 전

배터리 방전이 2시간 남았다. 우여곡절 끝에 2시간 후 우린 프랑크ㅍㄹㅌ로 아니 그 근처 어떤 도시로 출발하게 될 것이다. 파리도착 일주년이든 결혼 이주년이든 뭐든 기념하는 이름을 하나 붙여야 이 출발이 정당화될 것 같다. 사실 지금 심정은 맘속에 돌덩이 하나가 푹 떨어진 기분이다. 3월 시작과 함께 학교에 보내야 하는 서류들과 오늘 오전 신청한 불어시험 날짜, 결석해야하는 3일간의 수업 그리고 오가는 물리적 시공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기대한 시간이다. 몇 달째 충분한 영적해갈을 경험하지 못했고, 사랑해마지않는 그분의 설교를 들을 수 있다.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어느 것에도 집중할 수 없는 이 실타래들을 바늘귀에 넣는 심정으로...

속좁은 일상_2 201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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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사랑, 도스토옙스키, 카잔차키스. 그리고 오늘의 나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자유와 사랑, 자유로운 사랑을 지속하는 방법에 대해. 즉 사랑을 지속하는 방법은 자유에 있음을 기억해야함에 대해 기록해둔다. 자유가 없이는 사랑이 아니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을 자유가 없다면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명령에 대한 복종이 되어버린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한용운의 시에 절대 공감할 수 없으며, 전통적인 한국의 사고방식인 사랑을 위해 모든것을 희생하는, 자유를 포기하라는 요구를 이해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랑의 다른 한면은 바로 자유이니까. 그럼 결혼한 아줌마와 아저씨로서의 우리가 사랑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가. 그것은 서로가 자유로운 주체적인간임에대해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서이다. 나는..

속좁은 일상_2 2014.02.14

prendre une decision

때로 우리는 자신이 해야 할 결정, 스스로 숙고해야 할 삶의 방향들을, 다른 이(소위 현자라 불리는, 이 시대에는 자기계발서의 작가나 종교지도자 혹은 미디어가 불어낸 시대의 악령)에게 맡긴다. 혹은 다른 이들에게 요청한다. make a decision/ prendre une decision 아주 투박하게 직역하면 어떤 결정을 만들어낸다. 어떤 결정을 취한다. "말에는 생각과 사상이 담겨있다'는 전제를 받아들인다면, 이 표현에는 결정을 만들어내는 동사적 과정에 대한 자의식이 포함된다. 그래서 우리에겐 대신 결정해주는 유명인보다 내가 결정해야 할, 대답해야 할 그 문제가 뭔지 설명해주는 철학자가 필요한 것이다. - 뭔가 이런 식의 뜬구름 잡는 글은 20대초반 이후로 안쓴지 오래되었지만, 최근 '우리에겐 철학..

속좁은 일상_2 2014.02.07

소식

살갑게 누군가와 소식을 주고받은 성격은 못되지만, 그래도 가끔씩 숨은 쉬고있는지 확인하는 이들이 있다. 신기한건 그들 대부분은 나와 취향이나 성격이 180도 다르다는 점이다. 그중에 내가 정말 '아끼는'(아낀다는 말을 이렇게 쓰는지 모르겠지만) 친구가있다. 프랑스에 오며 정리한 좋지도 않은 우리의 살림살이를 잔뜩 안겨놓고 떠나왔다. 정말이지 그녀와 나는 공유할만한 취향이나 취미가 전혀없다. 안지 거의 6-7년은 된거같은데, 그녀가 하는 일이 뭔지 전혀 모르고 아마 그녀도 내 전공이 뭔지나 알련지. 그녀의 장점은 소박하고 심플하며, 정직하다는 것. 가벼운 말이나 무거운 말에 모두 정직하게 반응한다는 점. 여튼, 그녀에게 연락이 왔다. 오랫동안 바라던 일이 이루어졌다. 진심어린 축하란 이런거구나 싶었다. 그..

속좁은 일상_2 2014.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