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시즌1 229

캠퍼스빈민

새로운 학기의 시작은 의례 등록금 투쟁과 함께한다. MB정부의 이런저런 현안 중 교육 정책은 가히 입이 쩍~~쩍!벌어진다. 역설적이게도 등록금 투쟁에 참가하는 이들은 알바를 하지 않고도 등록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이들. 정작 등록금 투쟁의 수혜자들은 그 시간에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위해 방학을 탕진하고, 수척해진 몸과 마음으로 학기를 보내며 그 방학의 결과물을 탕진한다. 탕진의 연속. 이것이 캠퍼스 빈민의 삶. 이것이 바로 내 이야기라며, 어제는 캠퍼스 빈민인 나를 슬퍼하고 그리고 오늘은... 육체 노동의 댓가로 주어지는 최저임금을 차마 시간과는 바꾸지 않겠다는 하향선을 그으며,학벌사회를 욕하면서도 학벌로 과외해서 먹고사는. 이미 빈민과는 먼 삶을 살고 있는 나를 냉소한다. 외적으로, 절대적으로 홈..

세상 돌아가는 일

언제든 세상이 시끄럽지 않았던 적이 있었으랴. 그래도 양비론은 아니라고봐! 1. 아이티 7.0의 강진. 그 피해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12일동안 건물의 잔해에 깔려있던 사람이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비극적이게도, 그에게는 9일동안 먹을 비스켓과 맥주가 있었다. 이제 정부 구조팀은 철수하고, 다국적 지원군들이 폐허 속에 남은 온기를 찾아다니게 된단다. 자연재해마저도 그 사회의 인프라와 경제적 상황이 좌우하는 시대이렸다. 이런 재해의 효과가 아이티에 더 큰 이유는 역사적으로 착취와 정쟁이 끊이지 않았던 그들의 역사를 반영한다. 이들은 미쳐 국민들의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할 여력이 없었다. 아이티의 주요 생산품 중 하나인 커피는 커다란 나무 그늘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황폐하고 황량한 황색 땅만이 남아있다. 그들에..

장군님

윗집에는 할머니가 사신다. 할머니는 우리 교회 권사님이시지만, 난 할머니를 절대 권사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할머니가 다른 시대에 다른 성별로 태어났다면 아마 장군님이라는 호칭이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할머니 집은 늘 동네 애들로 북적댄다. 할머니의 밥통은 늘 가득차있고, 세식구 밖에 없으시면서 김장을 일주일동안하신다. 할머니는 드라마보다 교양 다큐멘터리 특히 세계의 문화를 담은 프로그램이나 동물다큐를 좋아하신다. 할머니는 성경쓰기를 하시고, 이야기중에 기도수첩을 꺼내러 방에 들어가신다. 그리고 할머니의 아름다움을 칭찬할 때는 수줍어하시며 좋아하신다. 할머니는 20대인 우리가 웃을 때 함꼐 웃을 수 있는 센스의 소유자이시다. 내가 저 분의 나이가 되었을 때, 저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작은 어려움에 동..

지구온난화?

서울에 근대적인 적설량 시스템이 도입된 이래 최대의 눈이 내린날이다. 맑은 날엔 동네 카페서 띵까띵까하더니, 이런날엔 왜 학교가 가고 싶었던 걸까? 25cm정도의 눈이 내렸단다. 손석ㅎ의 말처럼 서울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던 여름이 엊그제인데. 기우였음을 깨닫게한 겨울 어느날 마을버스가 올라가지 못 해 설산 등반을 한 보람이 있게도 학교는 너무 아름다웠다. ++ 한밤에 올림픽 공원에 모인 열명의 동네 아이들. 눈싸움과 인간 눈사람, 폭신한 눈에 눕기 그리고 와서 먹는 사리ㄱㅌ은 꽤나 행복했다라라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