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시즌1 229

단골집

나의 하루 음식물 섭취량의 약30%정도는 너끈히 차지할만한 커피! 뚤뭇과 나의 유일한 단골집이 없어졌다. 거대기업에 로열티를 내며, 그 값을 고스란히 고객의 몫으로 돌리는 프랜차이즈보다 작고맛있으며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며. 때로는 한잔만 시키고, 쿠폰도 찍을 수 있으며, 주인 아주머니가 주는 간식 서비스를 맛볼 수 있었던 곳 삭막한 서울에서 단골집을 만들었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었던 곳 그곳에 주인이 바뀐 것이다. 띠로리~! 오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무리해서라도 가지 않았으면 못 만날 뻔했다. 다행히 마지막인사를 건내며 더 자세히 보게된 아주머니의 얼굴은 내 생각보다 조금 더 주름이 많고 눈이 깊이 패여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아나운서 인상의 여사장님과 뚤뭇이 좋아하는 자전거방 아저씨가 운영하는 커피나..

욕망

천원을 꺼내어 얼음과자를 사먹었을때 아버지가 눈치채지 못했으리라는 확신은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소설을 살다 중에서 다시 이틀 후 그 애는 같은 학년의 상위권 학생들보다 백배는 더 잘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지식에 접근하기 위한 유일한 열쇠는 욕망이라는 말이 맞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었다. -로베르 인명사전 중에서 욕망이 얼마나 커다란 힘을 지니는지 알게되는 몇몇 순간이 있다. 그때 인간은 자신도 놀랄 정도의 사건을 경험한다.

희망이라는 낯선 말

저자와의 만남에 갔는데, 그의 말보다는 그의 글이, 글보다는 노래가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3월의 시작은 바빴다. 작은 수련회, 연구원일, 논문면담 으로 분산된 정신에 서지정리까지 하고나서 숨을 돌리니 내일이면 아빠가 8개월 반의 대학병원 생활을 마치고 요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밀려와 가슴이 싸~아 하더라. ㅎㅇㅈ 목사님의 어머니가 중풍으로 4개월 병실에 누워있었을때, 새로운 환자가 들어오면 고참 간병인으로서 그 사람이 죽을지 살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그 기준은 그의 희망지수. 희망이 있는 사람만이 병도 낫게 되는것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작 4개월 가지고요?'라고 속으로 반문했다. 맨 앞에 앉아 시종일관 고개를 끄덕이며 큰 리액션을 취하던 한 학생이. 나보다 족히 서너살을 어려보이는 ..

못다한 이야기

가장 영적이고 숭고한 일에도 경쟁과 성취주의 그리고 자기만족이 만연하다. 이럴 때 일수록 해야할 일은 돕고자 하는 타인에 대한 완벽한 이해보다는 나의 동기에 대한 점검과 책임이 아닐까 싶다. + 정신분석학이 가야할 방향. 정신분석의 무용론 혹은 사소함에 대해 주장하는 건 이미 우리 삶에서 핸드폰의 무용함을 이야기하는 만큼이나 어리석다는 사실. 그렇다고 근대적 주체의 구멍을 매우는 데 사용되어서도 안될 듯 한데.

다시 '함께 살기'

나에게 있어 공동체란 '함께 살기'에 다름아니다. 과거, 나의 대학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공동체의 간사님을 최근에 만났다. 간사님은 늘 이야기해 왔던 것처럼, 대도시의 근교에 여러가정들을 모아 이웃사촌으로 살고 계셨다. 물론 함께 예배를 드리고 육아와 여가등의 많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간사님과 사모님은 대학생인 우리들을 늘 집에 초대하여 대접하고, 신혼생활의 즐거움을 대부분 우리에게 반납하셨더랬다. 그때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그들의 섬김을 다시 생각해보게된다. 공동체란 실재이고 삶이고, 일상의 짜증과 어려움을 여유롭게 받아내는 일임을 말이다. 최근 알게된 J라는 분은 교육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분이다. J는 현재 안정적인 직장에서 높은 지위로 근무하고 있으며, 동년배들에 비해 교육수준도 매우 높은..

엘리트와 진보

1. 엘리트와 진보 이렇게 모순되는 두 단어가 저렇게 조화롭게 어울리며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는다는게 두렵다. 실재로 진보성향을 표방하는 여러 인터넷 언론의 글들-레디앙이나 오마이뉴스나 딴지까지...ㅋㅋ-에 달린 댓글을 보면 바른 생각을 가진 너희들이 열심히 공부해야한다는 격려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진보성향의 논객은 이들사이에서 더 많은 지적 배경을 가진 엘리트이다. 2. 요즘 즐겨듣는 두 뮤지션의 노래에는 공교롭게도 '보통'이라던가 '평범함'에 대한 예찬,옹호, 아니 더 정확하게는 향수가 깔려있다. 그런 이유로 후자는 진보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의 애창곡임과 동시에 슬몃한 불편함을 자아내기도한다. 눈, 그것도 봄 눈이 오는 아침 등교길에 ㄹㅅ ㄷ 폴의 노래를 들으며 어제 읽었던 김규항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