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시즌1

단골집

유산균발효중 2010. 3. 7. 23:14

나의 하루 음식물 섭취량의 약30%정도는 너끈히 차지할만한 커피!

뚤뭇과 나의 유일한 단골집이 없어졌다.

 

거대기업에 로열티를 내며, 그 값을 고스란히 고객의 몫으로 돌리는

프랜차이즈보다 작고맛있으며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며.

때로는 한잔만 시키고, 쿠폰도 찍을 수 있으며,

주인 아주머니가 주는 간식 서비스를 맛볼 수 있었던 곳

삭막한 서울에서 단골집을 만들었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었던 곳

그곳에 주인이 바뀐 것이다.

띠로리~!

 

오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무리해서라도 가지 않았으면 못 만날 뻔했다.

다행히 마지막인사를 건내며

더 자세히 보게된 아주머니의 얼굴은 내 생각보다 조금 더 주름이 많고

눈이 깊이 패여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아나운서 인상의 여사장님과

뚤뭇이 좋아하는 자전거방 아저씨가 운영하는

커피나무.

 

단골집 주인이 바뀌는 쓸쓸함을 뒤로하고

남은 쿠폰은 다 찍고

다른 단골집을 알아보련다.

주인 바뀐 그 집을 여전히 잘 가는건 왠지 비밀스러운 우정을 깨는 것 같아서.

(그래도 남은 쿠폰은 다찍어 공짜커피는 마시고!!)ㅋㅋ

 

 

 

 

 

'속좁은 일상_시즌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오는 봄  (0) 2010.03.10
글씨연습  (0) 2010.03.09
욕망  (1) 2010.03.07
희망이라는 낯선 말  (1) 2010.03.05
못다한 이야기  (0) 2010.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