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에 갔는데, 그의 말보다는 그의 글이, 글보다는 노래가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3월의 시작은 바빴다.
작은 수련회, 연구원일, 논문면담 으로 분산된 정신에 서지정리까지 하고나서
숨을 돌리니 내일이면 아빠가 8개월 반의 대학병원 생활을 마치고 요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밀려와 가슴이 싸~아 하더라.
ㅎㅇㅈ 목사님의 어머니가 중풍으로 4개월 병실에 누워있었을때,
새로운 환자가 들어오면 고참 간병인으로서 그 사람이 죽을지 살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그 기준은 그의 희망지수.
희망이 있는 사람만이 병도 낫게 되는것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작 4개월 가지고요?'라고 속으로 반문했다.
맨 앞에 앉아 시종일관 고개를 끄덕이며 큰 리액션을 취하던 한 학생이.
나보다 족히 서너살을 어려보이는 그녀의 아버지는 말기 암으로 작년 세상을 떠나셨고, 3년째 중풍인 어머니의 병실을 지킨다고 했다.
그의 노래와 글에 위로를 받노라면서
부끄러웠다.
그녀의 서슴없고 야무지며 생에 대한 활발한 태도때문에
그리고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없을 뿐더러 나를 살리고 위로할 만 한 희망도 없는 나 때문에.
희망이라는 말
너무 진부해서 쓰기 싫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나에게 없기때문에 쓸 수 없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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