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공동체란 '함께 살기'에 다름아니다.
과거, 나의 대학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공동체의 간사님을 최근에 만났다.
간사님은 늘 이야기해 왔던 것처럼,
대도시의 근교에 여러가정들을 모아 이웃사촌으로 살고 계셨다.
물론 함께 예배를 드리고 육아와 여가등의 많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간사님과 사모님은 대학생인 우리들을 늘 집에 초대하여 대접하고,
신혼생활의 즐거움을 대부분 우리에게 반납하셨더랬다.
그때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그들의 섬김을 다시 생각해보게된다.
공동체란 실재이고 삶이고, 일상의 짜증과 어려움을 여유롭게 받아내는 일임을 말이다.
최근 알게된 J라는 분은 교육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분이다.
J는 현재 안정적인 직장에서 높은 지위로 근무하고 있으며, 동년배들에 비해 교육수준도 매우 높은 편이다. 자신의 지적 호기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정기적인 명상을 즐긴다.
J의 꿈은 퇴직후 시골에 내려가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이미 몇몇 가정들과 이 일을 서서히 꾸려가고 있다고하며, 그는 교육 정책을 관여한다.
내가 본 J는 서구 개인주의를 옹호하며, 가정의 기능과 가치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가 만들어낼 공동 생활과 공동 교육의 공동체는 어떤 곳일지 새삼 궁금해진다.
나는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다.
명목상의 이름은 공동체이고, 실재적인 금전적 문제와 서울살이의 어려움을 공유하는 곳이기도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의 성품은 모나고, 함께 사는이들을 배려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게 옳은 방향임을 알게 해주고, 그렇게 살아가는 누군가가 있음에 마음이 촉촉해진다. 요즘 늘 듣는 말씀처럼 여백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함께'이자 '살기'의 시간이 점점 즐거워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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