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시즌1 229

1주년

이번주 월요일은 노무현 서거 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그의 죽음을 앞뒤로 하여 여러가지 개인사가 있었을 뿐 아니라, 부엉이 바위행이 무산되었던 작년을 생각하니 아무래도 올해는 부엉이 바위에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죽음이 우리에게 던져준" 여러가지에 대한 담론이 쏟아져 나온다. 나에게 있어 노무현은 이상주의자 혹은 구조에 도전하여 가장 멀리까지 가 보았던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의 죽음은 나에게 있어 한 자아가 세계와 맞서 싸우는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 죽음에 대한 나의 감정은 슬픔이나 아쉬움이기 보다는 허무함과 절망감이었던 것같다. 6월2일 지방선거를 전후하여 온 나라가 들썩들썩하다. 천안함 사건을 북한 공작으로 몰고가는 정부와 언론은 지방선거를 겨냥하고 있는 속 뻔한..

0

-오늘은 대기중에 미세먼지가 0이에요 -어쩐지 시야가 참 맑고 탁 트이더라구요. 호들감스럽게 그의 말에 호응하면서 너는 속으로 0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0 이라는 수치가 가능할까? 거기다가 먼지에 대한 수치인데 말이야. 0 이라는게 아무것도 없음의 이미인지, 기준이라는 의미인지에 대해 너는 생각에 빠졌지. 왜 너는 논리적인 수학자가 되지 않고 감성적인 예술가가 되었는지에 대해 난 너의 표정을 보며 떠올렸지.

김창완은 유산균도 춤추게 한다

1.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 날 사랑하고 있단 너의 마음을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런 가사로 노래를 만들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ㅇㅈㅇ이 좋아요. 그리고 이 가사를 이해하는 사람과 함께 들어서 좋아. 스니커스를 신고 뛰쳐나갈만큼 상큼한 노래는 힘들어.아무리 뙤약볕에서라도 당신의 늘어지고 멜랑콜리한 노래는 기꺼이 들을 수 있지요. 2. 노리 플라이가 아니라 노 리플라이no reply랍니다. 이주노리가 좋아한답니다. 3. 뚤뭇과 중얼중얼. -김c가 가수야? -노래 부르는거 한번도 못봤어. -목소리가 이상하지 않았던가? 그가 무대에 올라와 주구장창 아무런 멘트없이 40분을 꽉 채워 노래를 부르고 내려가는 순간. 아,그는 정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사람이며, 프로다운 사람이구나. 열심, 최선을 다함, 예의를..

풀밭 위의 점심

평소 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고, 좋아하는 몇몇 음악만을 주구장창 듣는 유산균으로선, 요즘 젊은 이들이가진 대낮에도 음악에 몸을 기꺼이 맡길만한 여유와 음악을 좋아하는 척하려면 꿰고 있어야할 뮤지션들의 라인업을 학습하는 기회가 되었다고나 할까? 음악이 하루종일 귓가를 맴돌고, 눈이 닿는 곳마다 초록빛 잔디가 펼쳐져있고, 가끔 잘 알고 심지어 좋아하는 이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가까이 느끼는 기쁨이란. 게다가 뚤뭇, 쭌돌과 함께 하였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ㅎㅎㅎ 가난한 소규모 밴드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 공연을 하면 꽤 우쭐해지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거라는 괜한 오지랖까지~ 오늘의 선택을 탁월하게 해준 양산, 오이당근, 뚤뭇의 불법주차, 돗자리, 그리고 지하철에 감사를 돌리며. 그런데 왜 제목은 풀밭위의 ..

냉소

난 냉소적인 사람이 좋다. 자칫 이들을 차갑고 몰인정한 인간류로 분류하기 십상인데, 사실 냉소적인 사람은 오히려 더 감성적이고 예민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부드럽고 뜨끈뜨끈한 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모두 외부 즉, 타인에게 배출한다.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고 심지어 자신의 편으로 만든다. 반면, 냉소적인 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떠넘기지 않고 자신의 정서와 감정의 모든 부분을 오롯이 자신이 책임진다. 언젠가부터 내 안에 있던 냉소가 사라지고 있다. 아~너 어디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