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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 nouvelle amie

오종의 새로운 영화_les halles의 가장 큰 상영관이 꽉차고 자리가 없을 정도. 오종의 인기가 느껴짐. 게다가 감독과 배우들을 만나는 행운까지.작년에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mariage pour tous를 둘러싼 논쟁들, 성정체성과 가족문제에 대한 사회적 대화와 합의들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오종식의 깔끔한 연출과 반듯한 세팅은 여전하고, 날렵하고 긴장감 넘치는 인물들의 심리묘사도 여전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알흠답다. 최근 오종의 영화에 좀 시들해졌었는데, 잃었던 팬심을 찾아주는구만. 꺄아악.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들처럼 느껴지는 그의 이야기가 사회적 공명으로 느껴져 한층 성숙해졌다는 느낌.

Émile Bernard @Orangerie

나비파, 점묘법, 야수파, 오리엔탈리즘, 고전주의를 총 망라하는 에밀 베르나드의 작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오랑주리에서 열린다. 고갱에서 시작해서 쇠라 다비드 고흐 세잔... 1868년에서 1941년에 살았던 모든 예술가들을 참조하며, 혹은 그들에게 영향을 주며 살았을 에밀 베르나드는 생소한 작가였지만, 작품들 만큼은 눈에 익숙했다. 아마도 누군가를 떠오르게 하는 혹은 한 사조를 대표하는 듯한 그림의 경향들 때문이었을 듯. 재미있는 것은 한 작가의 작업에서 이 모든 경향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 중간중간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자화상이 이를 대변해준다. 이집트나 터키등등 오리엔탈 문화를 경험하면서 이국적인 풍경과 문화를 그렸고, 이탈리아의 문화와 풍경을 담아낸 그림들도 많았다. 신비스러운 사람. 그리..

Shirley, visions of reality

한국에서는 셜리의 모든것, 프랑스에서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속으로의 여행이라고 이름붙여진 영화가 개봉했다. 한국에 비해 늦은 이곳에서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호퍼의 팬이 아니라면, 혹은 감독처럼 기하학적인 세트와 건축에 관심이 있는 관객이 아니라면 조금은 아니 많이 지루했을 이 영화는 여자 주인공의 내면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여자 정혜를 떠올리게도 했고, 그럼에도 미국의 공황시대와 예술가들의 방황이라는 배경을 담아 사회와 예술가의 관계로 호퍼의 그림을 해석해 냈다는 점에서 감독의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호퍼의 색과 결을 스크린에 재현했는데, 3차원을 2차원평면에 담으려는 과거 화가들의 기획을 공간을 건축하는 자로서 다시 2차원으로 뒤집어 움직이는 그림으로 그려내는 과정과 의도에서 숭고한 노동이..

Gemma Bovery

플로베르의 소설 emma bovery 의 현대적 이중각색. Gemma Bovery. 19세기는 프랑스에서 소설의 전성기라고 불리는 시기. ex-bobo파리지앙에서 빵집 아저씨가 된 마탕은 모든 도시인들이 그렇듯, 고요하고 소박한 말년을 꿈꾸며 노르망디 고향으로 돌아온다. 영국에서 온 부부가 옆집으로 이사오기 전 까지는 그럭저럭 별일이 없어 보였지만, 그 아내의 이름은 젬마 보바리이고, 젬마의 자유분방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본 마탕은 자연스레 플로베르의 보바리를 떠올리게 되고, 공상에 빠지기를 즐겨하는 그의 천성은 그녀를 엠마 보바리로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소설의 흐름과 젬마의 인생을 대입시켜 관찰한다. 그리하여 이중적 각색이 이루어진다는 사실. 여튼 그의 관음증에 동참하다보면, 자연스레 우리도 젬마를 훔..

덕분에 우리도 관광객모드

날씨가 참 좋다. 한국에서 온 친구부부 덕분에 우리도 관광객모드다. 우리가 떠나올 때는 아마 남남이었을 이들이 그 사이 부부가 되어 있었다. 이렇게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잊고 있던 그리운 사람들의 이름도 되뇌이면서 그렇게 보낸 주말. 초상권을 막 침해하면서 올림. 에펠탑의 환한 빛과 자글거림의 조화. 생전 첨 본 샐카봉의 위력을 느낌. 그들을 기다리던 한낮의 시청 앞 광장.

속좁은 일상_2 2014.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