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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도조절

​ 각종 차나 커피에 비해서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유가 들어간 커피는 잘 마시지않는다. 왠지 밥대신 먹는것 같은 느낌? 영국식 티에는 우유를 섞어마신다고하니, 어떨지 궁금했다. 사실 집에서 자주 마시는 얼그레이에 집 냉장고에 있는 우유를 타면 되는 것을. 뭔가 이런곳에 앉아 모두들 마시는 모습처럼 하면 진정한 잉글리쉬 티를 음미할 수 있겠지했다. 옆에 앉은 사람들이 넣는 우유의 양을 확인하고, 농도를 맞춰본다. 뭔가 밍밍하다. 설탕을 넣어야하나? 아! 그래서 모든 테이블에 이 큰 양념병이 있구나? 과감하게 훅 넣어본다. 무엇이든 설탕이 든 것을 좋아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오늘은 '오리지널' 그들이 먹는 걸로 먹어보련다. 으악, 그런데 맛이 없다. 얼그레이를 좋아하는데도..맛..

속좁은 일상_2 2014.11.07

최정화@lyon

리옹에 여행갔을때, 밤에 산책하다 만난 최정화의 작업. 6개월도 전에 찍은 사진인데, 갑자기 공부하다가 (역시 공부하다가 생각의 흐름을 쫓아가다보면 이렇게 멈추게 된다 ㅎㅎㅎ) 생각나서 올린다. 프랑스 리옹에도 그가 만든 꽃나무가 있음을 인증한달까. 사실 분수의 물과 조명이 꽃의 알록달록함과 만들어낸 조화가 환상적임! ​ 움, 역시 티스토리의 필터는 약간 부자연스럽소.

우리들만의, 런던

김의 목적: it 산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디지테크? 뭐 그런 분위기의 런던 탐험 + 유럽 대도시를 가봐야한다는 책임감+ 셜록홈즈에 대한 오마쥬호의 목적: 60년대 이후 현대미술, 그 이후 영국이 대중에게 예술을 보여주는 방식은? + 뮤지엄 무료정책은 어떻게 뮤지엄을 먹여살리나? + 터너에 대한 오마쥬+ 애프터눈 티 문화가 대체 뭐냐?

도시의 인상 2014.11.04

스테레오타입, 런던

김의 증언에 의하면, 여행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내뱉은 말이 "어떻게 이렇게 반듯반듯 하지?" 라는데..정말이지 런던은 반듯반듯 잘 정렬된 레고블럭 같았다. 길거리도 깨끗하고 현대적이어서 뭔가 현실적이지 않아보였다. 달리는 빨간버스와 전화박스 역시 장난감 같았다. 특별 노선인줄 알았던 빨간버스는 알고보니 런던 시내의 모든 버스의 일상적 모습이었고, 왠지 사람들이 여전히 쓰지 않을까 했던 공중전화박스는 단지 관광객들의 사진 배경일 뿐이었다. 때로는 와이파이 존임을 나타내는 이정표정도. 차의 방향은 절대 익숙해질 수 없었으며, 영국식 영어는 독일어만큼이나 어색했다. 저들은 내 발음을 알아듣는데, 난 왜 그들의 발음을 못알아듣는걸까? 수많은 프랜차이즈 슈퍼, 상점, 식당 등은 우리에게 서울을 떠오르게 했다. ..

도시의 인상 2014.11.04

무한과 예술에 관한

바디우 할아버지의 세미나 중 강의실이 좁다는 이유로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해 이번주부터 북쪽 동네, 오베르 빌리에의 한 극장에서 열리는 바디우 세미나. 극장의 이름도 theâtre commune 이라니, 그의 연구와 잘 어울리다고 생각했다. 가는 길은 험란하고, 지하철 역을 나와서는 온 몸에 힘을 팍 주고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뻣뻣하게 걸어야만한다. 마오의 혁명사상이 유럽 68세대에게 어느정도의 영향이었는지는 대충 들었는데, 바디우는 자기만의 방식대로 infini의 관점하에 마오를 되살린다. 극장이니만큼 세미나의 형식은 중국인으로 등장하는 한 인터뷰어와 철학자 알랭 바디우이다. 마오의 혁명사상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그 중국인 청년(물론 프랑스 인인)은 중국인의 시점에서, 시공간을 달리한 ..

속좁은 일상_2 2014.10.28

Le Refuge_Inside 중에서_palais de tokyo

Le Refuge 라는 제목으로 전시된 스테판 티데의 작업. Inside 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시작된 팔레드도쿄의 전시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다. 실제 전시 장에서는 조명을 밤처럼 어둡게 해놓고, 저 베이스캠프안의 램프만이 밝게 켜져있으며, 대피소 안 전장을 이루고 있는 나무 판자의 곳곳에서 물이 쏟아진다. 마치 소나기가 밖에서 쏟아지는 듯 하다. 나무로 만들어진 이 대피소 같은 곳은 등산가들이 밤에 쉬면서 다음 여정을 준비하는 안전한 장소이다. 비와 눈, 자연의 공격으로부터 대피해서 인간이 만들어놓은 가장 안전한 곳에 잠시 몸을 뉘인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비의 공격을 받는 곳은 더이상 이 대피소의 외부가 아니라 내부이다. 비가 쏟아지는 공간을 바깥에서 바라보는 관객은 안전하게 서서 안쓰러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