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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이라는 말의 가벼움

이라기 보다는, 개혁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의 가벼움이랄까.종교개혁시기의 그 운동에 가담했던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명예나 권력욕때문에 그 운동에 가담한 사람도 있었다는 사실은 삭제한 채로, 가담하지 않은 이들이 챙긴 이권에 열을 올리는 그런 종류의 가벼움 말이다. 가볍지않은 역사와 순교에 대해 이야기할때 지켜야 할 또 다른 종류의 예의를 지키지않아서 그의 말은 모두 무효가 되어버린듯했다. 그렇게 씁쓸하게 돌아오며 바라본 에펠탑, 그 아래 묻힌 바르톨로메 대학살의 희생자들을 떠올려보았다. 24 août 1572 의 사건을 배경으로 François Dubois가 그린 그림

속좁은 일상_2 2014.10.26

portraits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MEP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않은 작가들이어서인지, 평소보다 한적했고 줄을 서지 않아도 되었다. 가을을 시작하는 기분이다. 가르시아라는 평범한 이름의 이 작가는 초현실적인 오브제들을 이용한다거나, 현실적인 대상을 초현실적으로 만들어놓는다. 여러 시리즈 중 인상적이었던 초상시리즈. 대번에 누구인지 알만한 이들을 찍었는데, 인물은 배경이나 구도처럼 사진을 구성하고 있다. 그들은 초상 사진의 주인공이기도하고, 이미지의 사진의 한 부분이기도하다. 예컨대 가타리의 사진은 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여러 소품들을 모아둔 세트인 한편, 그의 사유를 가장 잘 보여주는 포즈로 가타리 자체를 오브제로서 배치하고 있다. 그리하여 과도하게 평범한 초상사진이라는 주제를 초현실로 만들어버린다. ​​​​​ 리..

Rouen

모네가 시시각각 변하는 빛에 따라 색을 달리하여 그렸다는 그 대성당의 내부는 초록빛 스테인드글라스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다. 플로베르가 마담보바리를 찾아오게 했던 이곳은 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소박하고 겸손하게 보였다. ​ 잔다르크가 가진 전사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재연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노아의 방주처럼 안전하고 따뜻한 이곳은 제주도에서 보았던 방주교회를 떠오르게했다. 한참동안이나 앉아있었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건물의 전체 모양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갑옷과 창, 그리고 방패가 잔다르크라는 이름이 주는 어감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 김을 위한 한 컷. 후앙의 자전거는 빨간모자를 썼다.

도시의 인상 2014.10.11

Nuit Blanche 2014

104에서 느낀 자유분방함과 함께하는 예술공간, 엘리트적이지 않고 모든이에게 열려있는 개방된 공간이 떠올랐다. 토요일의 살인적인 스케줄로 충분히 즐기진 못했지만, 오랜 줄을 기다려 들어갔던 미술관 구경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집에서 5분거리인 13구 구청에서 보았던 퍼포먼스가 단연 최고였다. 벽에 줄을 매달아 두 배우는 춤을 춘다. 혹은 연기를 한다. 혹은 서커스를 한다. 이삼십분 남짓한 시간동안 사람들은 숨을 죽였고, 긴장하기도 했으며, 공연이 끝난 후에는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시청 앞 광장, 퍼포먼스 준비중!안토니 곰리의 분신이 팡테옹을 바라보고 있다.

배움

배워야만 할 수 있는 혹은 알 수 있는 대상이 정해져 있을까? #1. 요즘 그림을 전공하는 우리집의 손님과 함께 종종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는 늘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는 의식에 사로잡혀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종종 느낀다. 배우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은 늘 어렵고 주저하게 된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 손님은 나에게 뭘 그리고 싶으세요? 그럼 그거 그려요. 라고 말한다. 나는 나보다 전문적인 이에게 팁을 듣고 싶은데, 도무지 그런 건 없다. 그냥 음, 이렇게 하면 되요. 뭐 이정도? 뎃생말고는 딱히 배울 만한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한번도 해보지 않은 활동을 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2. 친구에게 성경을 가르쳐주고있다. 그는 프랑스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해, 주일학교를 경험한 적도, 성경..

속좁은 일상_2 2014.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