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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0. 성별을 알게되고 3D로 찍은 초음파를 보니 새로운 생명에 대해 실감이 난다.1.몇달 전, 김이 했던 묵상이 문득 떠올랐다. 아브라함이 약속을 받았지만 여전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나이만 먹어갈 무렵했던 기도.하나님, 다른 자식은 괜찮고 이스마엘이나 잘 되게 해 주십시오 했던 그 기도가,김에게는 너무 와닿았단다. 한번도 그 기도에 주목해보지 않았었는데, 어느순간 자신도 그렇게 기도하고 있더란다. 하나님, 저는 뭐 됐고요, 제 아이나 자전거 선수 되게 해 주세요. 뭐 이런식의 기도. 저는 잘 모르겠지만, 제 아이는 더 많이 복받고 잘 되게 해주세요 뭐 이런거. 분명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이 분명하고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낙심과 실망, 혹은 한계에 부딪힘으로 인해 하나님의 약속을 나의 계획과 ..

속좁은 일상_2 2015.05.23

la nuit des musées

일년에 한번씩 오월의 세번째 토요일에 파리의 뮤지엄들이 밤에 손님들을 맞이한다. 유료 방문자들이 다 나갈 무렵인 7-8시정도에 시작해 무료로 새벽 1-2시까지 개방한다. 물론 늦으면 이렇게 길게 늘어선 줄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ㅎㅎ 작년엔 그랑팔레에 갔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여튼 올해는 토욜 수업을 마치고 가야해서 동네 가까운, 늘 지나치지만 차마 입장료내고 들어가지 못했던 자연사 박물관에 갔다. 이런 류의 뮤지엄은 우리집 어린이에게 즐거움을 주는 장소.박제가 아니라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일련의 동물들이 건물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3층까지 이동하면서 뷰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이 동물행진이 즐거움을 준다. 각 층은 다윈이 정리한 종에 따른 진화를 '학습'할 수 있도록 매우 가지런하고 다양하게..

애플 매장이 오페라와 루브르에 있는 이유

파리 미술관과 예술작품 관리가 어쩌고 저쩌고에 관한 대화중. 아니 대화라기보다 나의 일방적 떠들기 중.열심히 듣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김이 추임새와 리액션 끝에 던진 질문. -근데 너 왜 파리 애플매장이 오페라와 루브르에 있는 줄알아? -그거야 뭐 관광객도 많고 사람들이 오기 편하니까 그렇겠지.-모르는 소리, 애플은 21세기를 대표하는 예술작품이잖니. -헉, 미안. 뭐 365일중 300일정도를 차지하는 우리의 대화 패턴. 과 소재. ㅎㅎㅎ

속좁은 일상_2 201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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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 전, 산책길에 발견한 3분거리에 있는 교회. 복음주의 연합에 가입되어 있는 에반젤릭교회임을 확인하고, 몇주간의 미루기 시간을 지나 오늘 발을 디뎠다. 아마도 우리같은 외국인이 자주오는 교회는 아닌 듯했고, 지역교회의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담임 목사님은 나이 많고 말도 많으신, 전형적인 목사님 느낌이었고, 설교를 하신 흑인 목사님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때를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해 차분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설교하셨다. 중간에 흐름을 잠깐 놓치기도 했지만, 진지하게 성경말씀을 전하고 있었고 군더더기 없고, 복음에 대한 확실한 선포가 맘에 들었다 .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가 보내온 기도편지를 읽고, 교회의 크고작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반주자 아저씨는 마치 풍금을 치던 아저씨 음악 선생..

갸우뚱 묵상 2015.05.11

Picasso@ Paris

리뉴얼을 이유로 몇년간 문을 닫았던 피카소 미술관이 몇달 전 문을 열었다. 예산 낭비라고 욕을 엄청 먹으며 책임자도 바뀌는 사태까지 있었다던데, 그래도 모두들 기다리고 기다렸나보다. 베일을 덮어두었던 시간의 길이에 비해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도 많은데, 피카소의 작품들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 다양한 작품들이 한 작가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으니까. 진정한 예술가 앞에서는 취향이라는 말이 스르륵 사라진다. 특별한 기획력도 필요없다. 그러니 이 공사를 맡은 이들은 잘해봐야 본전이란 이야기! 공간의 틈을 찾는 재미가 있었다. 카메라로 사진찍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