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아무것도 안했는데도 멍한 주일저녁, 그것도 무려 버거킹에서 받은 진지한 질문하나. 애가 생기면 가장 걱정되는게 뭐야? 우스갯소리로, 앞으로의 인생 스케줄이요 하고 넘어갔지만, 마음 속에 떠오른 진짜 대답은 모험보다 안정을 선택할 것 같다는 두려움. 아이를 핑계로 야생 생활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애키우기와 먹고살기의 두려움에서 해방되지 못할것 같다는 염려. 속좁은 일상_2 2015.06.16
재사회화 일상적으로 돌아다니는 루틴도 정해졌고, 자주는 아니지만 만나서 가끔 수다를 떠는 친구들도 생겼는데, 여름이 되어 속속 귀국해버리고 그나마 학교친구들은 학기 끝나니 굳이 시간을 내어 만나지지도 않는다. 원채 살뜰하게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살지도 않아서인지, 이제와 이곳의 생활의 안부를 전하는 것도 스스로 어색하고, 언어보다 훨씬 는 눈치때문에 특별히 사는데 불편한것까지는 없다 싶다. 정착할때는 카오스처럼 느껴지던 행정처리 서류같은건 그냥 이 동네의 합리적인 문화라 생각하고, 문서화된 서류를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어 편하단 생각마저 든다. 이렇게 이제 어느 정도 이곳에 적응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배우고 찾아보고 필수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리스트들이 많이 생겨버렸다. 중장년기에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다시 배우는.. 속좁은 일상_2 2015.06.11
Labyrinthe Aucune sagesse humaine,aucune intelligence,aucune réflexion ne sont valables devant le Seigneur.On prépare les cheveaux pour le jour du combat, mais c'est le Seigneur qui donne la victoire. /Prov.21:30-31확실히 외국어의 낯설음이 가져오는 묵상의 새로움이 있다. 인간의 지혜와 지식, 심사 숙고함이 주님 앞에서는 먹히지 않는다는 말! 전쟁에 필요한 말을 준비하지만 결국 승리는 주님께 있다는 말. 'aucune'의 강조 덕분에 이리저리 꼬여있는 일정들과 복잡한 머릿속이 시원해지는 듯.전쟁이 다가오는 것 같은 이 아스라한 두려움에 대해서도 손을 털털 털.. 속좁은 일상_2 2015.06.10
Joan Miro 바르셀로나의 미술관은 전시 자체가 주는 감탄보다는 주변의 풍경과 환경이 어우러져 주는 감동이 더 큰 것 같다. 전례없이 많은 미로의 작품을 한 공간안에서 보았는데도, 여행의 피로 때문이었는지 그리 감동적이지 않았다. 물론 미로의 작품에서 '감동'이란 말을 찾아낸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커다란 타피스트리나 초기의 흥미로운 작업들, 처음보는 그의 작품들이 많아서 지적으로는 충분했지만감정적으로는 그리 관람자 친화적이진 않다는 생각. 관람의 동선도 복잡해 조금 어지러웠고. 이 옥상만은 미로스럽다는 생각옥상을 거니는 이 두 여인의 모습도 미로의 작품 일부 같다는 생각. 가장 인상적인 장면. 예술의 상상/un-frame 2015.06.06
un art de la ville_Jean-Lun Nancy La promenade est l'art le plus consommé de la ville. Le cops du promeneur est délié, cursif sans être en course, passager, délesté de buts et de provenances, curieux sans intérêt, attentif sans tension, disponible aux rencontres; aux simples coirsements, aux signes évasifs. 낭시의 책에서 본 오늘의 문장, 단순한 마주침과 우연한 만남, 모호한 의미들과 만날 준비가 된, 산책길. 목적없는 호기심, 긴장하지 않지만 주의 깊음. 도시를 가장 잘 소비하는 방법! 예술의 상상/beyond-letter 2015.06.06
바르셀로나의 활기 이 도시는 활기라는 단어로 남아있다. 날씨 탓이었는지, 뭔가 액션과 목소리가 큰 이들의 모습 때문이었는지, 가는 곳마다 관광객이 많아서 였는지, 무엇이 단하나의 원인은 될 수 없겠지만, 여튼, 활기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도시이다. 가우디의 의지로 이뤄놓은 몇몇 기념물들만 따라가더라도 이 도시에 반할 만 할텐데, 바다와 운치있는 골목길까지. 다양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 비록 비행기를 놓쳐 시작부터 긴장했지만, 김은 이곳에 온 이후 가장 맘이 편했던 여행이라 했고, 몸이 가벼운 마지막 여행일 수도 있단 생각에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러나 쇼핑과 맛집만은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새롭지 않은 결론에 도달했다. 바다에서 일광욕을 제대로 하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4일을 꽉채운 일정이 모자랄 정도로 .. 도시의 인상 2015.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