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최근 본 몇몇 영화들

2018년에는 최근 몇 년간 따라잡지 못한 영화들을 좀 몰아보고 있다. 정기권을 끊어 다니던 때는 한국 영화와는 좀 멀어졌으나, 대충 프랑스 영화시장 분위기는 감이 왔는데, 요즘은 프랑스 극장들도 워낙 대형화되어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찾아다니지 않으면 보고싶었던 영화들을 놓치기 일쑤다. 가버나움을 꼭 극장에서 보려 했는데 생각해보니 끝나있었고, 올해는 파리의 한국 영화제에 마리, 마뉘를 불러 가려 했는데 너무 바빴고, (그 사이 마리는 공작에 감동받았더랬고). 뭐 그런 분위기. 입소문이난 (여기에서 입소문이라고 해봤자 기사들이나 흥행후 사후적인 논평들 뿐이지만) , 독립영화들을 몇개 연달아 보았다. 살아남은 아이/ 죄많은 소녀 해결하고 싶어하는 애도의 문제는 저 멀리 파수꾼과 공명하며, 죽음과 애도 슬픔이..

Trois visages, 자파르 파나히

쯤으로 번역할 수 있는 자파르 파나히의 새영화를 보았다. 해마다 칸 영화제가 끝나면 긴 동면을 끝내고 영화관으로 향한다. 아스가르 파르하디는 개봉이 몇주 지났지만 아직 보지 못했고, 고레에다 히로가즈와 이창동, 나딘 라바키의 영화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중이고. 일단 자파르 파나히의 영화를 보았다. 최근 몇년간 다르덴이나 켄 로치류의 영화를 (일부러) 보지않고 있다. 그냥 '잘빠진' 영화를 보고싶었다. 그냥 영화적인 완성도만 보여주는.. 그 자체만으로 즐길수 있는 놀란이나, 올리비에 아사야스 같은.. 그냥 내면에 집중하게 해주는 영화들. 오랜만에 사회적 컨텍스트에서 시작된 영화를 보니 조금 정신이 또렷해지는 기분이다. 그의 변치않는 시선과 관심이 고맙다. 조금의 새로움도 없어 영화적으로는 오히려 아쉬울 정..

리디북스의 마케팅에 감탄하며 읽은 소설들

파리에 온 이후로, 한국 책을 읽을 일이 현저히 줄어든데다가 전자책에 영 적응을 못해 한국 소설을 읽을 일이 많이 없었다. 일단 나는 시소설,인문학 편식독자인데다가 몇년전만해도 전자책 플랫폼에는 도서 수가 너무 적었다. 지금처럼 신간소설을 바로 전자책 플랫폼에 게시하지도 않았고.. 몇년 만에 리디북스에 접속해 아이패드로 신간 소설들을 찾아읽으니 신세계다. 한국어로 읽으니 이 술술 읽히는 재미란.. 일단 한국 소설 책을 검색하며 느낀점은, 2-3년의 공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위 10위권내에 있는 인기있는 소설 중 대다수가 내가 이미 읽은 책들이라는 것. 그만큼 새로운 작가와 새로운 작품보다는 기존의 작가들이 상을 타거나 매스컴에 나오는 바람에 묻혀있던 과거의 작품들이 재조명 받는 분위기. 그리하여 82년..

뒤늦게 본 몇몇 영화들에 대한 감상

정신을 집중해 영화를 보는게, 그것도 개봉일을 놓친 영화를 보는게 어려워진 일상. 맘잡고 리스트를 만든 후, 최근 몇년 중 가장 한가한 1월을 보낸 올해 초에 한가한 일주일에 미뤄둔 영화, 소설을 소비했다.단지 세상의 끝-자비에르 돌란자비에르 돌란을 둘러싼 논쟁들은 이미 여기저기 많이 다루어진 것같다. 나 역시 그의 자아과잉적 연출이나 스토리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가 자신의 나이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모든 영화를 찾아보는 감독은 아니지만, 스타일이나 이야기가 달라진 영화들은 하나씩 보는 편인데, 이게 오랜만에 본 그의 영화. 프랑스영화의 어벤저스라고 불리는 캐스팅. 역시 아직 배우들을 잘 사용했다는 느낌은 잘 안든다. 하지만, 인물들의 감정과 행간들을 긴장감있게 표현..

2018년 주목할만한 미술가들

2018년 1월호 퍼블릭아트에 개재된 2018년 주목할 만한 미술가들 리스트. 티안주오첸, 안네 임호프, 카트야 노비츠코바, 타쿠로 쿠와타, 쑨쉰, 브렌트 웨든, 세실 B. 에반스, 삼손 영, 매스 배스, 리넷 이아텀-보아케, 이안 쳉, 라이언 트리카틴, 쉬전, 막심 발레스테로스, 안나 우덴버그, 마리아 타니구치, 루카스 아루다, 라그나 캬르탄손, 코라크릿 아루나논드차이, 우창, 제임스 리차드,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아론 에인젤, 잉베 홀렌, 차오 페이, 웡핑, 후시앙첸, 산자이비엔날레, 사이먼 후지와라, 리디아 오라흐메인, 사라 퀴너, 마르게리트 위모, 사이먼 데니, 니콜라스 파티, 제임스 리차드, 오스카 무리요, 조단 울프슨, 에드 앳킨스, 유쳉타, 로렌타 파렌홀츠, 라이언 맥나마라, 카미유 앙로..

데이빗호크니 회고전@ 퐁피두

테이트 브리튼에서 시작된 호크니의 회고전이 파리 퐁피두에 상륙했다. 올해 열리는 전시 중 가장 블록버스터 급 전시이다. 오랜만에 '순수하게' 회화로만 이루어진 전시는 머리보다 눈이 먼저 반응하고 움직여서 너무 즐거웠다. 회고전 답게 호크니의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작품을 다 볼 수 있어 마치 그의 인생 다큐를 보는 듯하다. 호크니를 거장으로 만든 요소가 그의 뛰어난 색감이나 개성이 아니라, 8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단순하게 재생산하지 않고,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고 새로운 매체로 '여전히' 실험중이라는 사실을 들고싶다.호크니의 '그림'은 시각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시각화시키려는 도전 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투명함을 그리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시각적으로 거의 존재하지..

Diorama@palais de tokyo

디오라마(Diorama)는 19세기에는 이동식 극장 장치를 의미했으나, 현재는 3차원의 실물 또는 축소 모형을 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한다. 디오라마는 종종 관련 취미로 제작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모형 군용 차량', '미니어처', '피겨 모형', '모형 비행기', '스케일 모델' 등이 있다.(위키)디오라마라는 말은 생소하지만, 조금 익숙한 미니어쳐 라는 말로 치환해 볼 수 있겠다. 미니어쳐는 통상 상업적이고 콜렉션 등의 고급취미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말인데, 팔레드도쿄의 이번 전시는 디오라마를 예술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하나의 역사를 서술하는 목적으로 구성되었다. 가상현실이나 3D가 이미 식상한 유행처럼 되어버린 현실에서, 디오라마가 현대사회의 고도의 기술이 만들어낸 '최첨단'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