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un-frame 152

Lucy+Jorge ORTA: Food-Water-Life

Lucy + Jorge ORTA 오르타 부부는 환경에 관한 메시지들을 예술적으로 잘 구현한 덕분에 2007년 UN 에서 선정한 green leaf award를 수상했다. 그들이 전시한 데생, 조각, 사진, 비디오, 퍼포먼스 작업들은 전지구적인 환경에 관한 고민과 사회적 생존성(la viabilité)에 대한 숙고를 보여준다. 2011년 그들은 Les Moulins 이라는 단체를 설립하는데, 아티스트들의 레시던스를 포함하여 창조력을 발산하고, Moulin Sainte-Marie en Seine-et-Marne의 조각공원을 위한 예술작품들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다. FOOD 1996년부터 오르타가 작업한 식량문제는 유럽이웃나라들의 농산물을 낮은 가격으로 수입하는 것을 규제하는 유럽 법제에 대한 농민들..

Ufan @jardin de Versailles

​ 몇 년전, 한국의 한 갤러리에서 전시장을 가득 채운 커다란 돌이 덩그러니 철과 함께 놓여있던 작품을 본 기억이 있다. 백남준 이후 최고의 작가라는 평을 받는 그의 작품은 별다른 감흥없이, 나에게 사진으로만 보는 존경스런 작가의 미술 교과서 속 작업일 뿐이었다. 오늘에서야 알았다. 내가 그의 작품에 그리 감동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화이트큐브 속에 놓인 그의 작품은 동물원에 갇힌 야생동물같은 느낌이었달까. 그리고 그가 있어야 할 곳에 놓인 우환의 작업을 보고서야, 나는 그에 대한 평가가 정당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한국 모노크롬에 대한 과도한 의미부여는 관객들을 주눅들게 만드는 뭔가가 있지 않은가? 추상적인 개념을 주입하듯, 해석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 동양의 모노크롬 작업들을 ..

Lucio Fontana @MAM

단지 추상이나 개념미술 정도로만 알고 있던 폰타나의 작품을 시간 순으로 빼곡하게 정리해 놓았다. 그의 작품이라곤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초기의 세라믹 조각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재료와 공간에 대한 그의 실험은 단지 후기의 결론이 아니었나보다. 자신이 공간을 연구하는 자임을 잊지 않았던 그는 매끈하고 잘 빠진 조각품을 만들기보다 세라믹이라는 재료의 질감과 소재의 볼륨이 드러나도록 형체를 사실과 '다르게'만들고자 했으며, 건축과 관련된 구상을 하기도 했다. 아마도 찢어진 캔버스나 구멍난 캔버스로만 그를 알고있던 나같은 사람들은 폰타나의 실험실에 들어온 것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찢고 구멍을 내는가? 그는 캔버스라는 공간 '안에' 그리기를 거부하고, 캔버스를 뛰어넘는 공간'밖을' ..

Esther Ferrer @MAC/VAL

페미니즘 신체미술의 대모격이라 할 수 있는 스페인 출신의 작가 에스터페레 전시가 지난 2월부터 열렸다. 37년생으로 60년대말 플럭서스 그룹의 일원으로 뒤샹이나 존 케이지와 활동하기도 했으며 70년대초에 파리에 정착해 활동해 온 작가이다. 여전히 예리한 눈빛을 지니고 있으며, 대중과 열린 작가와의 대화에서 여전히 자신의 신체를 그대로 드러낸 퍼포먼스를 펼치는 멋진 할머니라 생각했다. 파리의 약간 외각인 발드만현대미술관을 에스터페레 때문에 알게되었고, 그녀의 퍼포먼스나 인터뷰 영상등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한번 꼭 들러야지했다. 일주일도 남지않아 더이상 미루지않기로 다짐다짐, 엄청나게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그녀의 작업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기에 무리없는 전시였다. 1.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자화상/ 자신의 얼굴을..

아르토가 바라본 고흐

고흐의 회화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글로 평가된 아르토의 글은 1947년 오랑주리에서 열린 반 고흐 전을 보고 쓴 아르토의 일종의 감상문이다. 정신병원에 9년동안 수감되어 있던 아르토는 정신병자로 '취급 받은 자'들로서의 교감을 이 글을 통해 드러낸다. 고흐를 정신병자로 낙인 찍은 '정상인'들이 고흐를 자살의 길로 이끌었다는 아르토의 주장은 자신의 삶에 대한 변호이기도하다. 그리하여 아르토에게 고흐는 사회에 의해 자살하게 된 사람이 된다. 오르세에서 어제까지 열렸던 전시의 제목 역시 아르토의 이 글의 제목을 따서 , Van Gogh Le Suicide De La Societe 이다. 대부분의 관객에게는 이 전시가 교과서에서만 보던 그러나 너무나 익숙한 고흐의 색을 직접 바라보고 고흐의 두께를 직접 느껴볼 ..

THOMAS HIRSCHHORN, "FLAMME ÉTERNELLE" @palais de Tokyo

예술을 예술가와 미술관의 것으로 만들지 않으려는 시도. 이곳은 재활용창고나 쓰레기장이 아닌 미술관. 자신의 분야만이 아닌 다른 여러 분야의 스펙트럼을 이용해 문제를 관통할 수 있는 내공. 과정과 현존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진, 보는 예술이 아니라 경험하고 함께 만드는 예술.그렇게 "꺼지지 않는 불꽃"을 기대해 봄 ------------- 이 전시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전시가 아니라 '상황 (situation)'이다. 사람들이 와서 만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공간을 만들었다. 이 곳을 이끌어가는 4가지 개념을 그는 présence, production, gratuité, non-programme 으로 내세웠다. 모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그리고 여러번 드나들 수 있도록, 와..

@Grand Palais

la nuit des musée, 올해는 그랑팔레. 빌 비올라를 보는 것만으로도 올해의 전시를 다 본것같은 뿌듯함은 뭐지? 게다가 모뉴멘타2014까지, 모뉴멘타 올해의 컨셉은 일리아, 에밀리아 카바코프 부부가 만들어 놓은 '이상한 도시' 적절한 시간 안배로 줄을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시의성이 떨어지기 전에 사진 몇장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