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tstrings 파리 사람들의 캐릭터를 설명할 때, 어느것에도 만족하지 않는, 늘 비판과 불만 많은 사람들이라고들 한다. 뭔가 이성적이고 높은 기준이 있으리라고 아우라를 씌울 수 있겠지만, 막상 그런 이들과 함께 있으면 나는 그들을 이기기위해 더 비판적이 되거나 냉소적인 눈을 가진 방관자가 되어 버린다. 이 사진을 보며 사소한 장면에 감동하는 게 무엇인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발목의 높이에 카메라의 눈을 맞춰 찍은 이런 사진들도... @ HCB 예술의 상상/un-frame 2013.12.06
Cy Twombly 50년대에서 60년대 반예술운동의 선두주자였던 다다이스트들은 기존의 예술을 하나하나 지우는 작업을 했다. 마치 존 케이지가 우연한 행위의 인위적 반복을 예찬한 것처럼, 사이 톰블리 역시 '이게 뭐야?"하는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흔적'자체의 중요성을 드러내는 작업. + 예술가의 자아과잉이 주는 불편함 역시도 느껴지는 작업. 예술의 상상/un-frame 2013.12.02
라이언 맥긴리 'Body Loud'@Galerie Perrontin '젊음' 혹은 '생기'로 가득찬 맥긴리의 사진전이 대림미술관과 동시에 이곳 파리의 페로탕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마치 TV 광고를 보는 듯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그의 작품들을 보고있노라면, 추억에 빠져든다. 음,, 그만큼 늙었다는 뜻이기도 하겠고. 때로는 그때의 치기어림과 자유로움이 그리울때가 있는데, 그의 사진은 그런 기억들을 불러일으킨다. 빈티지스런 프린트도 그런 목적이 아니겠는가 싶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늦가을 11월의 마지막 금요일 저녁에 맥긴리의 작품을 보았다. 그때 그 시절을 나와 함께 했던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예술의 상상/un-frame 2013.11.30
키스해링과 triptych 교회에서 장식의 용도나, 제단을 가리는 칸막이의 용도 많이 사용한 형식인 삼면화. 삼면은 당연히 삼위일체를 상징하며, 주제 역시 그리스도의 심판이나 천국의 모습, 십자가 등의 상징적인 장면등을 사용하여 사람들의 종교심을 자극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Rogier van der Weyden (1455년경 작) 르네상스 이전까지의 미술에서 가장 거대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종교화, 그중에 미술적으로도 완성도를 갖춘 형식이었던 삼면화는, 종교적이고 정치적인 권위에 대한 냉소와 비판의 의미로 현대미술에서도 심심찮게 사용되는 아이러니컬한 형식이다. 특히 프란시스 베이컨이 그린 이미지들은 가히 살코기로서의 인간, 뒤틀린 얼굴의 인간의 모습을 통해 광기와 폭력을 담아내면서, 삼면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경향을 낳았다.. 예술의 상상/un-frame 2013.10.10
Georges Braque @Grand Palais 그랑팔레에서 볼 수 있는 브라크 전시는, 큐비즘에 이해가 얼마나 제한되어 있었는지 깨닫게 해 준다. 먼저, 큐비즘에 대한 이해이다. 대중에게 인기있는 인상주의나 비평가들에게 인기있는 추상의 한 중간에 자리한 큐비즘이 가지는 미술사적인 의의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이 전시는 단지 '큐비즘'으로서만이 아닌 그 앞과 뒤에 놓인 미술사의 흐름을 풍부하게 조명하고 있다. 이어서, 전무한 브라크에 대한 지식이다. 내가 알기로는 국내에 전시를통해 한번도 소개되어 본 적이 없는 브라크는, 피카소와 묶인 한쌍으로만 단지 '언급'되어왔다. 인상주의하면 '모네'만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큐비즘은 그냥 "피카소"만의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큐비즘을 고안하고 그것을 발전시킨 유일한 .. 예술의 상상/un-frame 2013.10.07
Thorsten Streichardt @ircam 군데군데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온갖 잡음, 혹은 어떤 소리로든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작가가 든 연필이 캔버스를 긁어대는 소리가 저 하얀 캔버스 천을 둘둘 돌아 공명을 만들어낸다. 보이는 데에선 크게 소리내지 못하는 소심한 사람들을 위해 전시장의 바깥 쪽에도 몇 군데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다. 들어올 땐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그 마이크의 용도를 알아챈 돌아가는 사람들이 저마다 한 소리씩 지른다. 소음과 우연한 소리를 통한 작업은 최근 이러저러한 기회를 통해 종종 보아왔는데, 그 공간과 동일한 시간 안에서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는 정말 자리를 뜰 수 없게 만들었다. 외모가 비범한 이 작가는 영국 왕실 관악대의 의상, 시종일관 꽉 다문 입술과 실험에 참가하는 듯한 과학자의 미간, 그리고 화가의 포즈로 .. 예술의 상상/un-frame 2013.10.06
Lorna Simpson @Jeu de Paume "흑인인 여성"이 찍은 흑백사진이 보여주는 젠더라는 주제 + 포토텍스트라는 매체. 80년대,포스트모더니즘 사진의 주체가 신디 셔먼, 바바라 크루거, 셰리 레빈 이라는 지적인 백인 여성들이었다면, 로나 심슨의 경우는 피해자로서의 자신의 육체를 앞세우며 소외된 타자 자체를 내세웠다. 아마 이런 배경이 그녀의 성공에 주요한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이제는 다소 고루한 담론이 되어 버렸지만, 그녀가 구현해 낸 형식과 결과물은 인상적임에 분명하다. 주드 폼의 전시는 그녀의 작업 전반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정제되어 있었다. 덧붙여 이제 우리에겐 포토텍스트의 새로운 소재가 필요할 듯 싶다는 느낌 역시 지울 수 없다. 예술의 상상/un-frame 2013.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