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un-frame

키스해링과 triptych

유산균발효중 2013. 10. 10. 06:25

교회에서 장식의 용도나, 제단을 가리는 칸막이의 용도 많이 사용한 형식인 삼면화. 삼면은 당연히 삼위일체를 상징하며, 주제 역시 그리스도의 심판이나 천국의 모습, 십자가 등의 상징적인 장면등을 사용하여 사람들의 종교심을 자극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1455년경 작)


르네상스 이전까지의 미술에서 가장 거대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종교화, 그중에 미술적으로도 완성도를 갖춘 형식이었던 삼면화는, 종교적이고 정치적인 권위에 대한 냉소와 비판의 의미로 현대미술에서도 심심찮게 사용되는 아이러니컬한 형식이다. 특히 프란시스 베이컨이 그린 이미지들은 가히 살코기로서의 인간, 뒤틀린 얼굴의 인간의 모습을 통해 광기와 폭력을 담아내면서, 삼면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경향을 낳았다. 





그리고 조금 더 최근으로 오면, 종교 혹은 단 하나의 권위에 대한 비판은 거리의 아티스트들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다. 최근 파리에서 크게 열렸던 전시의 주인공인 키스해링이 대표적이다. 그는 "종교인"들이 싫어할 만한 많은 것을 갖추었다. 교회에 대한 비판은 물론, 동성애자로 에이즈로 젊은 나이에 죽었으며, 그림은 온통 섹스와 마약, 미디어, 돈 등을 소재로 한다. 그것이 냉소이든 환영이든 그 뉘앙스에 상관없이, '종교인'들에게 있어 이런 소재가 여과없이 직설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영 탐탁지 않은 일이다.



오늘 우연찮게 만난 키스해링의 제단화에서 무언지모를 경건함을 느꼈다면 너무 경박한가? 

우리의 시대에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가온 그의 제단화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 Saint-Eusta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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