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팔레에서 볼 수 있는 브라크 전시는, 큐비즘에 이해가 얼마나 제한되어 있었는지 깨닫게 해 준다.
먼저, 큐비즘에 대한 이해이다. 대중에게 인기있는 인상주의나 비평가들에게 인기있는 추상의 한 중간에 자리한 큐비즘이 가지는 미술사적인 의의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이 전시는 단지 '큐비즘'으로서만이 아닌 그 앞과 뒤에 놓인 미술사의 흐름을 풍부하게 조명하고 있다.
이어서, 전무한 브라크에 대한 지식이다. 내가 알기로는 국내에 전시를통해 한번도 소개되어 본 적이 없는 브라크는, 피카소와 묶인 한쌍으로만 단지 '언급'되어왔다. 인상주의하면 '모네'만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큐비즘은 그냥 "피카소"만의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큐비즘을 고안하고 그것을 발전시킨 유일한 인물로서 말이다. 이 전시는 브라크를 전혀 들어보지 못한 누군가에게라도 그의 전작을 이해할 수 있는 '아주 많은'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동일한 소재를 다양한 질감과 과감한 구도로 변용해 처음부터 끝까지 주의를 기울일 수 밖에 없다. 아마 전시장의 맨 첫작품과 맨 마지막 작품을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보게 된다면, 동일한 화가의 작업으로 인식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맘에 들었던 것은 그가 사용한 색. 차분하지만 분명하고, 과감하지만 거슬리지 않는 색의 사용.
그리고 종종 캔버스에 모래를 뿌리거나, 파피에 꼴레 기법(종이 붙이기)을 이용하거나, 두꺼운 유화의 분위기를 내기도하고, 연필로 슥슥 그은 스케치 만을 보여주기도 한다.
Présentation de l'exposition Georges Braque par Rmn-Grand_Pala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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