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2 214

웃지 못할 픽션

김달진 미술 연구소 사이트에 있던 글. 읽다가 웃겨서 가져옴. 김성호란 필자가 자기표절이란 제목으로 쓴 글. 뭐 비단 미술계의 일만은 아닌,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일이니. 몇몇 떠오르는 사람이 있긴한데, 뭐 픽션이라니 그렇게 믿어야지 ㅋㅋㅋ 원문은 요기 http://www.daljin.com/?WS=31&BC=cv&CNO=314&DNO=10333&PHPSESSID=2617563c129bc81ea04a11e02814fe86 20대, 남, 설치미술 멘붕이다! 군대를 다녀와 대학 졸업을 간신히 하고 현장에 나왔더니, 그동안 만화만 줄곧 그려대던 후배 삼순이가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으로 한 방에 떠 있었다. 전시현장은 물론이고 이곳저곳 아트페어에 불려다니느라 잠잘 틈도 없단다. 게다가 성..

속좁은 일상_2 2013.08.23

모험

폴 투르니에가 결혼을 "함께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경험하는 새롭고 경이로운 모험"으로 정의했다던데, 결혼하고 한참 후에야 이 말을 곱씹어본다. 외향적이거나 활발하고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나, 늘 내적인 호기심이 강하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인 나/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예의바르며 안정을 추구하는 김.(그러나 속으로 무슨 꿍꿍이를 갖고 있는지 가끔은 모르겠삼) 우리 둘의 조합이 일으키는 화학작용에 대해 폴 투르니에의 정의를 빌려 잠깐 생각해보았다. 난 늘 김에게 모험할 것을 요구하지만, 그 모험이란 것이 내 방식의 모험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도 김 편으로의 모험을 감행해야 한다는 것도. 한국에 있을 땐, 한없이 자상하고 좋은 남편이던 김, 쿨한 아내였던 나에게도 '새롭고; ;경이로운' 모험으로의 길이..

속좁은 일상_2 2013.08.17

위안

이곳에서는 마음이 답답하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 곳곳에 널려있는 미술관에 들어가, '심금'을 울리는 작품 앞에 서서 마음이 고요해질 때까지 서 있으면 된다. 그러면 아마도 평안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괜찮은 정도를 넘어선 전시와 작품들이 넘쳐나는 이 곳에서, 심심할 틈 없이 그것을 향유할 수 있는 이 곳에서, 그래 맞다. 그녀의 말처럼 우리는 가난해지고, 쓸쓸해지고, 공허해져서 마침내 찾을 것이 그분 밖에 없는 상태가 되기에 힘들지도 모른다. 거룩한 성도로 살아가기 힘들다고 핑계댈 수 있다. 하지만 그녀가 간과한 것도 있다. 그것으로 충족되는 정도의 공허함이라면, 아직 그 순간에 도달하지 않았을게다. - 욥에게 던져진 친구들의 말, 맞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와 겹쳐졌던 짧은 대화.

속좁은 일상_2 2013.08.09

산책자의 주일

힘든 주일이었다. 평소보다 더 더욱.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더 오버하여 명랑 쾌활하게 되고, 그게 또다시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언제쯤이나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 둔촌동에 있을때는, 이런 기분이 들었던 주일은 어김없이 한강을 질주했다. 파리는 자전거 시스템이 매우 잘 되어 있지만, 오락을 위한 도구였던 한강변의 라이딩과는 달리, 자전거를 이동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강변에서 쫄쫄이 옷을 입고 휙휙 옆을 지나가는 동호회원들을 조심해야 한다면, 이곳에서는 차와 같은 방식으로 교통법규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긴장하며 차도를 질주해야 한다. 여튼, 파리에와서 이런 기분이 들때는 주로 Saint Marcel 근처를 배회하곤 하는데, 그곳의 활기,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속좁은 일상_2 2013.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