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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눈에 비친 우리

병원생활 일주일을 넘기니 지루함을 참지 못해 휴게실에 있는 보그 잡지를 꺼내들었다. 글씨는 없고 사진만있어 머리 식히기 좋다 싶었는데... 왠일? 하필 이번호 기획기사 중 한국에 관한 기사가 있더라. 주제는 삼성공화국에 관한 것. 기흉전자 노동자들에 관한 내용부터 삼성에 노조가 없으며 직원들 전용 웨딩홀과 삼성 재단의 학교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이 재밌는 삼성공화국. 머리식히려 읽었는데 괜히 더 피곤. 산모 건강에 안좋아 안좋아..

속좁은 일상_2 2015.10.21

Anish Kapoor @versailles

몇년만에 다시 만난 아니쉬 카푸어.베르사유 정원이라는 큰 공간이 그에게 너무 어울려보였다. 하염없이 시선을 빨아들이는 그의 작품들. 기술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한참동안 그 앞에 서 있으면 정말 빨려 들어갈것같다. C-curve 앞에서는 모두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흥미진진해한다. 기존에 공간에 또 다른 차원을 덧대고 또 덧대어 난 누군가 여긴어딘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그의 기치가 매력적이다. 문제의 현장. The dirty corner 라고 이름붙여진 작품에 쓰인 낙서들, 아름다운 정원에 쓰레기를 가져다 놨다는 이유로 가장 중앙에 놓여진 저 철골구조물?엔 반달리즘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몇주전 뉴스에도 보도되었는데, 작품을 어떻게 처리했나 싶었더니만, 테이프 비슷한 것으로 덕지덕..

My Buenos Aires @ La maison rouge

라틴아메리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라는 공간에 대한 고고학적 보고서. 메종 후즈에서 열리는 도시를 주제로 한 일련의 시리즈들 중 하나로 우리가족 2020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봄. 전시 마지막을 하루 남겨두고. 서로 다른 세대의 65명의 아티스트라니, 아르헨티나 현대미술을 거의 다 훑어볼 수 있다!과거세대가 가진 향수와 새로운 세대가 가진 정치종교적 성상파괴의 열망이 오묘하게 겹쳐있다.

펠리체 바리니 (Felice Varini) @parc de la villette

굳이 착시를 이용한 미술의 계보에서 자신의 작업을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밝힌 펠리체 바리니. 52년 스위스 태생으로 30년간 파리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기하학적 추상을 캔버스가 아닌 전시장의 건물, 도시 전체에 그려놓는 작업을 한다. 치밀한 수치적 계산과 원근법 등을 이용한 작업은 예술 작품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수학공식 같아 보인다. 그가 그려낸 그림에 딱 맞는 관람지점을 찾기위해 전시장을 우르르 방황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재미있다. 일종의 르네상스식 소실점으로의 회귀 작업이라 할 수 있는데, (의도된 딱 한 지점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의 움직임 역시 의도한다는 점에서 퍼블릭아트의 최정점에 있는 작업으로 읽힌다. 이 양극단을 가장 완벽하게 만나도록 창조했다는 점에서 그의 명성이 아깝지 않다. ..

모나하툼 Mona Hatoum @ Centre George Pompidou

60년대 시작된 여성의 몸, 신체 미술, 퍼포먼스 아트, 제3세계 타자성의 미술 등의 이름으로 불려지던 모나하툼. 그녀의 대대적인 작업 연대기가 퐁피두에서 펼쳐졌다. 이미지로만 들여다보았던 그녀의 작업에 그리 흥미를 갖지는 않았었는데,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며 자신의 문제의식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꽤나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팔레스타인 태생으로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머리카락을 이용한 작업이나 주방기기들을 떠올리게 하는 그러나 그로테스크한 트릭을 가미한 페미니스트로 불리곤하는데, 최근에는 지도를 이용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머리카락이라는 소재가 아주 우연한 발견이었던 것과는 달리, 지도는 어쩌면 그녀가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에 천착한 작업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하고 ..

생일의 문장

5존에 숲과 성을 끼고 있는 곳에 가려는 야심찬 계획이 쏟아지는 폭우로 물건너 가버리고...평소같으면 감행했을텐데, 아무래도 이 몸으로 뒤뚱거리며 숲을 산책하며 보는 전시는 무리! 어제까지 쨍쨍 좋던 날씨는 거짓말같이 하룻밤만에 자취를 감추었고, 귀에선 '너의 마지막 생일이 지나가네?'하는 김의 목소리.흥! 그러다 친구가 니 생일에 나올것이다~!!!!!오랜만에 듣는 노영심의 피아노 소리와 함께 읽은 오늘의 문장.1983년 파리에서 부르델의 작품을 마주하던 서경석 님의 문장, 그가 부르델 앞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난 태어난 지 한 달된 모습으로 엄마품에 있었겠지. 그리고 그때 그의 나이는 지금의 내 나이. /그 그림 앞에 섰을 때 나는 이미 32세가 돼 있었다. 그림 속의 젊은 예술가와 눈흘김을 ..

속좁은 일상_2 2015.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