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Gemma Bovery

플로베르의 소설 emma bovery 의 현대적 이중각색. Gemma Bovery. 19세기는 프랑스에서 소설의 전성기라고 불리는 시기. ex-bobo파리지앙에서 빵집 아저씨가 된 마탕은 모든 도시인들이 그렇듯, 고요하고 소박한 말년을 꿈꾸며 노르망디 고향으로 돌아온다. 영국에서 온 부부가 옆집으로 이사오기 전 까지는 그럭저럭 별일이 없어 보였지만, 그 아내의 이름은 젬마 보바리이고, 젬마의 자유분방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본 마탕은 자연스레 플로베르의 보바리를 떠올리게 되고, 공상에 빠지기를 즐겨하는 그의 천성은 그녀를 엠마 보바리로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소설의 흐름과 젬마의 인생을 대입시켜 관찰한다. 그리하여 이중적 각색이 이루어진다는 사실. 여튼 그의 관음증에 동참하다보면, 자연스레 우리도 젬마를 훔..

Lucy+Jorge ORTA: Food-Water-Life

Lucy + Jorge ORTA 오르타 부부는 환경에 관한 메시지들을 예술적으로 잘 구현한 덕분에 2007년 UN 에서 선정한 green leaf award를 수상했다. 그들이 전시한 데생, 조각, 사진, 비디오, 퍼포먼스 작업들은 전지구적인 환경에 관한 고민과 사회적 생존성(la viabilité)에 대한 숙고를 보여준다. 2011년 그들은 Les Moulins 이라는 단체를 설립하는데, 아티스트들의 레시던스를 포함하여 창조력을 발산하고, Moulin Sainte-Marie en Seine-et-Marne의 조각공원을 위한 예술작품들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다. FOOD 1996년부터 오르타가 작업한 식량문제는 유럽이웃나라들의 농산물을 낮은 가격으로 수입하는 것을 규제하는 유럽 법제에 대한 농민들..

동시대인

아감벤은 동시대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짧은 글을 남겼다. 현재의 어둠 속에서 인식한다는 것 그러므로 용기있는 일을 한다는 것 이는 단지 시대의 어두움에 시선을 고정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이 어둠 가운데에서도 우리를 지배하는 무한하게 뻗은 빛을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혹은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약속에 정확하게 도착한 것이다.

Ufan @jardin de Versailles

​ 몇 년전, 한국의 한 갤러리에서 전시장을 가득 채운 커다란 돌이 덩그러니 철과 함께 놓여있던 작품을 본 기억이 있다. 백남준 이후 최고의 작가라는 평을 받는 그의 작품은 별다른 감흥없이, 나에게 사진으로만 보는 존경스런 작가의 미술 교과서 속 작업일 뿐이었다. 오늘에서야 알았다. 내가 그의 작품에 그리 감동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화이트큐브 속에 놓인 그의 작품은 동물원에 갇힌 야생동물같은 느낌이었달까. 그리고 그가 있어야 할 곳에 놓인 우환의 작업을 보고서야, 나는 그에 대한 평가가 정당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한국 모노크롬에 대한 과도한 의미부여는 관객들을 주눅들게 만드는 뭔가가 있지 않은가? 추상적인 개념을 주입하듯, 해석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 동양의 모노크롬 작업들을 ..

마에스트로

1. 에릭 로메르 이야기 로메르의 영화는 다분히 연극적인 연출과 서사시에 가까운 대사들로 이루어져있다.녹색광선, 계절 시리즈, 격언 시리즈등을 비롯한 에릭 로메르의 작업은 프랑스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서정시들로, 현실에서 살짝 붕 떠있는 주인공들-진정한 사랑을 찾아 해매는 듯 보이나 속물적인 이들-의 선문답 같은 대화와 사건 아닌 사건으로 이어진다. 여름이야기에서는 쑥맥처럼 보이는 홍상수 용 남자주인공인 철학과 대학생이 생말로에서 바캉스를 보내는 이야기 /가을 이야기에서는 포도밭을 운영하는, 늘 포도주에 살짝 취한 듯한 감상에 젖은, 중년의 독신녀. 겨울 이야기에서은 한 십년전에 여름을 같이보낸, 그리하여 딸을 낳게된 미용사여자가 그를 꼭 만날것이라고 추억하며 사는 이야기 공통점은 늘 이상적인 사랑을 '..

Lucio Fontana @MAM

단지 추상이나 개념미술 정도로만 알고 있던 폰타나의 작품을 시간 순으로 빼곡하게 정리해 놓았다. 그의 작품이라곤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초기의 세라믹 조각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재료와 공간에 대한 그의 실험은 단지 후기의 결론이 아니었나보다. 자신이 공간을 연구하는 자임을 잊지 않았던 그는 매끈하고 잘 빠진 조각품을 만들기보다 세라믹이라는 재료의 질감과 소재의 볼륨이 드러나도록 형체를 사실과 '다르게'만들고자 했으며, 건축과 관련된 구상을 하기도 했다. 아마도 찢어진 캔버스나 구멍난 캔버스로만 그를 알고있던 나같은 사람들은 폰타나의 실험실에 들어온 것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찢고 구멍을 내는가? 그는 캔버스라는 공간 '안에' 그리기를 거부하고, 캔버스를 뛰어넘는 공간'밖을' ..

finding Vivian Maier

그녀가 바라본 세계와 그녀가 바라보는 자신. 그리고 그녀를 찾아다니며 바라보고자 하는 말루프, 자신을 숨기며 편집증적인 삶을 살았던 비비안 마이어!서칭포슈가맨에 이은 숨겨진 아티스트찾기 영화, 비비안 마이어로 알려진 거리 사진작가인 그녀의 물품이 한 경매상에게 넘어간다. 사소한 한 개인 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박스들을 열어보니 현상하지 않는 필름들이 엄청나게 들어있었다. 이로써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들이 세상의 빛을 보게되는데, 단지 일상의 사진이 아닌 "예술 사진"이었다. 이를 발견한 말루프는 이 사진의 주인을 찾아 취재를 하기시작한다. 이 취재기를 편집하여 만든 영화가 바로 이것. 몇해전 전주영화제에서 개봉했었다고 한다. 미국의 여러 가정을 거치며 베이비시터로 일하던 그녀는 자신이 일하던 집의 한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