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로가 죽은 비극의 상황에서 며칠이나 늦게 오신 예수님. 마르다는 "곧" 나가 예수님을 맞이하며 왜 이제야 오셨냐고 하소연한다. 반면, 이 본문에서 한번도 눈여겨 보지 않았던 장면. 마리아는 집안에서 그냥 머물러 있는다. 그녀의 머물러 있음이 내 마음 같았다. 예수님이 오셨지만 쉬이 나가 맞이 할 수 있을 만한 기쁨과 기다림이 없다. 지금의 죽음이 커 보이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중엔 마냥 흥미진진하다가도 생활전선으로 뛰쳐나와 당장 필요한 무언가를 마련해 내는 것이 힘들다. 헥헥 거리며 하나둘 알아보면서 쪼들려한다. 청소기는 살까말까 전자렌지는 살까말까 세탁기는 살까말까~ 이런 결정 하나하나와 내가 가진 재화가 만나는 지점 어딘가에서 정신을 휙 놓치고 방안에 머물러 멍하니 있다. 이렇게 살아가고있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