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채색 옷
며칠동안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면서 눈을 부릅뜨고 이사람 저사람 지켜보고있다.
엊그제 외출하는데 김과 나를 본 문님의 말, -
-아주 정상적이시군요!
-예?
-여기 사람들은 겨울에 색이 있는 옷을 잘 안입습니다. 여자들도 거의 다 무채색만 입지요. 색 있는 옷을 입은 사람들은 거의 중국인들이나 동양인들입니다. 여기 사람들은 색있는 옷을 촌스럽다고 생각해요.
다행히 우리가 그날 입었던 옷은 짙은 남색의 패딩과 검은 코트, 검은 목도리, 검은 신발들...
동시에 며칠 전 장면을 떠올렸다. 오버차지를 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열심히 짐을 쌌고 줄일 수 있는 가장 만만한 것은 단연 옷, 그래서 김이 얼마전에 산 노란 겨자색 자켓을 벗어 놓고 왔던 것이다. ㅋㅋㅋ 아쉬워하던 그에게 난 남색 아디다스 패딩을 가져가야 한다고 끝까지 우겼다. 김은 마트에서 엄마가 사주지 않는 로보트 인형을 바라보는 맘으로 김은 노란 잠바를 놓고 왔더랬다. 정말, 그러고 보니 대부분의 프랑스 사람들은 시커먼 옷을 입는다. 간혹 색있는 패딩을 입은 사람들은 역시나 외국인들이다.
다소 어둡고 칙칙한, 음습한 이곳의 기후와 어울리는 색인 것 같다.
#2. 노란색 불빛
집에 들어오면 늘 눈이 좀 침침하고 피곤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집 천장에 등이 없다. 집안에서 가장 밝은 곳은 욕실이고, 방이나 거실에는 긴 스탠드형 조명을 사용한다. 내눈에는 가로등처럼 보이는...
그 등마저도 노란 불빛이어서 난 집에 들어오면 창의 커텐을 열고 싶은 충동이 인다. 오늘 초대 받았던 집에도 아니나 다를까 등이 없었다. 알고보니 여기에 형광등이 없는 이유는 이 나라 사람들의 눈동자 색 때문이란다. 밝은 색의 눈동자를 가진 이들에게는 검정 눈동자를 가진 우리의 눈에 들어오는 불빛의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빛이 들어 오기 때문이란다.
다행이다. 흰색 램프가 달린 형광등을 가져왔다. 오이~예!
아, 침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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