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우뚱 묵상 148

각성

인자한 말투로 편지를 시작해, 죄에 대한 무시무시한 심판이야기를 하던 베드로 사도, 그리고 3장에 와서 그리스도의 약속을 부인하며 욕망대로 살아가는 이 시대와 그들을 대면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말씀에 기록된 심판의 사건들을 상기시킨다. 심판의 때까지 그 땅이 죄인들과 함께 보존되었던 것처럼, 우리는 심판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리고 이 사건들을 기억하고 마음속에 보존하여 계명과 예언을 기억하고 있으라고 말이다. 사도의 말은 비장하다. 나의 노력과 열심에 따라 하나님 없이도 나의 운명과 의식주가 안락하고 편안해질거라는 무신론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무언가 중요한 고비를 앞두었지만, 영적으로 힘이 없는 나를 각성시킨다. 우왕좌왕하고 외부의 소리가 크게 들리는 이 시점에서 정말 바라보아야 할 것. 하나님의..

갸우뚱 묵상 2015.08.29

벧전 1장

멀리 떨어져있는 나그네된 성도들에게 보낸 베드로사도의 편지. 로마의 박해속에서 어려움을 당하는 성도들에게 전하는 말.잠언을 묵상하다가, 갑자기 이런 편지글을 보니 울컥! 아, 한구절 한구절이찔리네. v.1 우리들은 나그네이지만 택하심을 입은 자들이다. v.4 유산이라는 단어가 한번도 와닿은 적이 없는데, 하늘에 있는 썩지않고 더러워지지 않고 낡아없어지지 않는 유산이라니. 한달한달 먼지처럼 없어지는 재물과 해도해도 남는것 없는 공부에 대한 회의를 무색케한다. v.8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본 일이 없으면서도 사랑하며, 지금 그를 보지 못하면서도 믿으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과 영광을 누리면서 기뻐하고 있습니다. (새번역 본)그리고 이 모든 일들이 구약의 예언자들로부터 보증되어 온 것임을 밝히는 베드..

갸우뚱 묵상 2015.07.02

섬뜩

사실, 가장 '지혜로운'방법이나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대화를 하고 싶었다기보다는, 상대방이 꼼짝 못하도록 치밀하고 계획적인 논리로 반박하고 싶었던 거였다. 그럴 자신도 있었고, 그정도의 분노 게이지도 상승해 있었으니 충분히 승산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의 투박하고 직절적인 말투로는 평행선을 그릴 뿐이니, 평향선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선을 지워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너는 왜 그렇게 잔인하게 말하냐고 타박했지만, 사실 내 맘속엔 더 잔인한 무기를 개발하는 중이었던것. 나의 올바름을 증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살리기는 커녕, 죽이는 것이 일이로구나. 조금만 움직여도 피가 뚝뚝 떨어지는구나. 그냥 적절한 자리에 멈춰있는 것이 최고구나. 그래서 자꾸 말을 조심하란거구나. 몇 주간 묵상했던 격언과 충고같..

갸우뚱 묵상 201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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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 전, 산책길에 발견한 3분거리에 있는 교회. 복음주의 연합에 가입되어 있는 에반젤릭교회임을 확인하고, 몇주간의 미루기 시간을 지나 오늘 발을 디뎠다. 아마도 우리같은 외국인이 자주오는 교회는 아닌 듯했고, 지역교회의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담임 목사님은 나이 많고 말도 많으신, 전형적인 목사님 느낌이었고, 설교를 하신 흑인 목사님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때를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해 차분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설교하셨다. 중간에 흐름을 잠깐 놓치기도 했지만, 진지하게 성경말씀을 전하고 있었고 군더더기 없고, 복음에 대한 확실한 선포가 맘에 들었다 .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가 보내온 기도편지를 읽고, 교회의 크고작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반주자 아저씨는 마치 풍금을 치던 아저씨 음악 선생..

갸우뚱 묵상 2015.05.11

시편 42편의 기도

주일에는 원래 큐티를 잘 하지 않는데, 오늘은 참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 오늘이 아니라, 지난 며칠, 아니면 지난 몇주.아마 이렇게 은혜없는 성탄을 보낸 것도 참 오랜만인것 같다. 정신이 산만하고 분주하며, 뭔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난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마도 자신의 열정을 믿음과 등치시키고 싶어하는 이들에겐 당연한 그 일들이 나에게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으니 이를 어쩌겠는가. 그런 의미없는 열심에 동참하고 싶지 않다. 그냥 욕을 먹는게 낫다는게 나의 입장이다. 그녀의 말을 들으며 나는 매우 시니컬하게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방법이 아니라 내용에 있다고. 열심히 하고 싶다고 하며 으쌰으쌰를 해서 주도 면밀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은 모래위에 쌓은 성일 뿐이라고...

갸우뚱 묵상 2014.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