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un-frame 152

Diorama@palais de tokyo

디오라마(Diorama)는 19세기에는 이동식 극장 장치를 의미했으나, 현재는 3차원의 실물 또는 축소 모형을 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한다. 디오라마는 종종 관련 취미로 제작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모형 군용 차량', '미니어처', '피겨 모형', '모형 비행기', '스케일 모델' 등이 있다.(위키)디오라마라는 말은 생소하지만, 조금 익숙한 미니어쳐 라는 말로 치환해 볼 수 있겠다. 미니어쳐는 통상 상업적이고 콜렉션 등의 고급취미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말인데, 팔레드도쿄의 이번 전시는 디오라마를 예술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하나의 역사를 서술하는 목적으로 구성되었다. 가상현실이나 3D가 이미 식상한 유행처럼 되어버린 현실에서, 디오라마가 현대사회의 고도의 기술이 만들어낸 '최첨단' 장..

시츄킨 콜렉션전 @ FLV

돈 많은 루이뷔통 재단만 기획할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러시아의 부호였던 시추킨이라는 콜렉터가 있다. 단순히 돈만 많은 사업가는 아니었고, 예술을 보는 안목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그는 파리에 머무는 동안 당시의 젊은 화가들의, 후기 인상주의자를 중심으로 한, 작품을 사들였다. 미리 마티스나 고갱, 피카소 등 작가의 아틀리에에 방문해 작품의 진행상황을 확인하기도 하는 등 당시 예술계의 제대로 된 거물이었다. 자신의 저택을 장식할 목적으로 사들인 작품들은 후에 값을 매기지 못할 정도의 가치를 부여받게 되었고, 파리를 떠나면서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갔을 때 한동안 창고에 쌓여있기도 하다가, 상페테르부르그의 뮤지엄 두 곳에 흩어져 전시되었다. 작품의 보존상태도 좋지않고, 값비싼 보험료와 운반비 등으로 인해 러..

Tino Sehgal @ Palais de Tokyo

2016년 11월 27일 팔레드도쿄, 티스토리 서비스가 과거 날짜 예약 포스팅이 안되는 관계로 나같은 게으른 사람들은 좀 불편하구만. 작년 말에 보았던 전시 중 단연 오랫동안 기억을 지배했던 것은 티노세갈 전시였다. (묵혀두었던 전시사진들을 정리하면서 함께 포스팅 중. ) 300명정도의 참석 퍼포머를 모집한다는 팔레드도쿄의 안내를 본 적은 있었는데, 잊고 지냈었다. 2달이라는 전시기간은 짧지 않지만, 막상 전시를 보기위해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었기에 마음이 급했다. 티노세갈 전시의 특성상 아이와 함께 한다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우리는 열쉼히 이레와 함께! 이번 팔레드도쿄의 전시는 미리 주제를 정해주지 않은 Carte blanche. 작가에게 기획의 전권이 주어지며, 다른 작가들과 콜라보를 ..

Centre Pompidou 40주년

​퐁피두 센터가 40살을 맞았단다. 2017년 오르세는 30주년 퐁피두는 40주년인데, 기념 행사의 성격이 사뭇다르다. 퐁피두는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시를 무료로 개방하고, 어린이를 동반한 경우는 줄을 서지 않고 입장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아틀리에가 눈에 띄게 많았다. (아틀리에에 이레를 들여보내려면 아직 좀 더 키워야하는구나.) 아마도 평소에 미술관과 그것도 현대미술과 친하지 않은 이들도 이런 날 만큼은 그곳에서 놀고 시간을 보낸다. '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민을 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곳. 저 넓은 광장을 둘러 줄을 섰다. ​​이 퍼포먼스는 수많은 어린이 관람자의 발걸음을 이끌었는데, 저 파이프로 만든 의..

vivre!! @musée de l'histoire de l'immigration

​아네스 비의 콜렉션을 소개. 이민사 박물관과의 연관성은 잘 모르겠지만, 세계와의 관계와 정체성을 나타내는 콜렉션을 선보인다고 한다. 패션 디자이너이자 메세나, 미술 후원자이자 콜렉터로 활동중인 아네스 비는 프랑스 예술의 현장에서 여전히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전시 소개 참고했음) 제목이 vivre!! 인걸 보아 모든 주제가 이 안에 포함되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하다, 저항하다, 사랑하다.... 등등 삶을 이루는 모든 동사들이 각 세션을 이룬다. 세계지도는 공간의 정체성과 구색을 맞춘듯 하고, 특별한 주제를 갖기보다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작품들을 열거해 놓은 느낌이다. 개별 작품과 작가가 워낙 훌륭하다보니 기획의 부재와 별개로 볼 만 하다. ​​​​

Magritte_La trahison des images @centre pompidou

마그리트를 굳이 초현실주의라는 '사조'로 가두는 것이 좀 뭔가 부족한 느낌이지만, 난해하고 기괴하기로 소문난 '초현실주의'자들 중에 대중에게 이만큼 사랑을 받는 이가 있을까? 게다가 점하나 찍힌 추상화 하나에도 한두시간씩 떠드는 데 익숙한 프랑스 인들에게 마그리트는 늘 꼭 봐야만 할 작가로 꼽힌다. '더 많은 진품'자체를 눈앞에서 마주한다는 의미보다는, 그의 작업을 어떤 흐름과 이야기로 엮어 냈는가가 주목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중에게 소개되지 않았던 작업들을 전시하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특히 그가 가진 철학자로서의 면모를 계보학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푸코에게 있어, 서양철학의 플라톤적 헤게모니인 이원론. 재현이라는 개념을 마그리트보다 더 '명시적으로' 혹은 '시각적으로' 무력화시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