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인상 60

주말 산책2

조용한 주택가에 몽소공원을 끼고 자리잡은 세르누치 미술관은 아주 작은 버전의 기메미술관이라 할 수 있다. 특별전은 베트남을 주제로 한 Objectif Vietnam이었고, 오늘 산책길에 살짝 들른 상설전시장은 주로 중국미술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무엇보다 전시장의 구조가 중앙이 복층구조로 되어 있고, 커다란 불상이 1-2층을 연결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불상은 바깥 공원쪽으로 난 커다란 창을 보고 있고, 저 복층 자리에 올라가면 상쾌한 풍광이 펼쳐진다. 명상 중인듯. ㅎㅎㅎ 동양미술관에 가면 현지인들에 비해 작품을 보는 시간이 길지 않은데, 탕나라의 미술품들만은 오래도록 웃음을 머금고 보게된다. 종교적, 실용적 목적을 담지않은 이 동글동글한 조각들이 귀여웠다. 목을 곧게 쳐든 낙타씨와 매서운 눈으로 툴툴..

도시의 인상 2014.04.07

주말 산책

긴 주말을 보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모임 준비, 수업준비를 하고, 일차로 지하철을 타고 파리 횡단. 하루 일정을 마치고, 짧지 않은 거리를 걸었다. 수업이 끝나면 녹초가 되어 힘들고 피곤하기만 한데, 걸으며 보는 풍경이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었다. 볼거리 많은 오페라를 출발해 오페라 코믹, 리슐리외를 지나 꽃이 활짝핀 팔레 로와얄을 가로질렀다. 뷔랑이 만들어놓은 줄무늬를 따라 코메디 프랑세즈 앞에 자리 잡은 앤틱가게들. 그리고 그중 한가게에 차곡차곡 진열된 손으로 만든 아주 작고 섬세한 장인의 손을 느꼈다. 제각각 색깔을 지닌 오늘의 여정 끝.

도시의 인상 2014.04.06

@petit palais

비오는 겨울의 파리는 처음에 보았던 그 모습이었다. 뭔가 낯설고 무거워보였던 작년과는 달리, 친근하고 반가웠다. 비가오면 변하는 이 도시의 빛이 좋다. 회색과 갈색의 중간쯤. 밖을 볼 수 있는 곳에서 커피를 마셔야지.벼르었다. 그리고 이곳. 아마 당분간, 딱히 갈 곳이 생각안날때 오는 곳으로 삼아야지 싶었다. 평일 낮에가니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학생들로 전시실 곳곳이 살아 움직이는 듯 했다. 잠깐의 숨.

도시의 인상 2014.02.07

Les petits parisiens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에나 있는 투정 , "요즘 젊은 애들은...." 예전보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듣는 젊은 이들이 많다고 한탄하는 건 이곳 파리도 마찬가지. 사실, 요즘에도 파리의 지하철에서는 통화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으며, 인터넷은 뚝뚝 끊기고, 몇달 전쯤부터야 4G가 어쩌고 LTE가 어쩌고 광고를 하고 있으니 뭐 저런 이야기에 공감이 될 리 없다. ㅋㅋㅋ 이른 아침 학교가는 길에 본, 진정한 파리지앙들. 매우 진지하게 신문을 정독하고 계신다.

도시의 인상 2013.11.21

Etretat

모네는 노르망디의 해안에 머물면서 그곳의 풍경을 담은 수없이 많은 작품을 남겼다. 아마도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와 계절의 변화를 담아내기에 최적의 장소가 아니었을까? 하루에도 색이 수십번 바뀌는 이곳을 바라보며 그 장면을 어떤 식으로든 포착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에트르타에 자리잡은 코끼리 모양 절벽의 신기&기묘함이란...눈을 떼지 못할 정도였다. 양옆의 두 해안절벽, 그 절벽이 보호하고 있는 바닷가 절벽을 향해 올라갈 수 있는 언덕 산책로가 있다. 정상에 오르면 산책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아찔한 발 아래 낭떠러지와 바닷물+ 아름답고 조용한 바닷가 마을의 모습,+ 제주도의 기암괴석들을 떠오르게 하는 바위들이 펼쳐진다. 곳곳에 자연적으로 뚫린 동굴의 모습도 신비롭다. 해 저물 무렵의 코끼리..

도시의 인상 2013.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