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인상 60

Honfleur

옹플뢰르, 이 도시의 이름을 부를때마다 발음되는 "꽃"이라는 단어가 참 예쁘다. Boudin을 필두로한 인상주의 화가들은 노르망디지방에 머물며 바다는 물론 고요한 항구와 작디작은 마을의 모습을 그리곤 했는데, 잠깐이나마 둘러본 이곳은 아담하지만 생기넘치며 예술가들의 활기로 가득한 곳이었다.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무명, 유명 작가들의 아뜰리에, 100년전쟁의 종식을 기념하며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지은 목조 성당, 담벼락이나 창틀, 건물의 색이 모두 그림같아 보였다.

도시의 인상 2013.05.11

Auvers Sur Oise

마을 하나가 작은 정원같다. 마치 꽃 가꾸기 새마을 운동을 하는 곳 같다. 모두 다른 꽃과 나무를 심어놓은, 서로 다른 모양을 가진 남의 집을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도를 하나 쥐어들고, 고흐의 흔적 하나 놓칠까봐 열심히 걸었다. 그의 그림 한점 없이도, 이렇게 그의 흔적을 새겨놓을 수 있구나. 큰 숨을 들이쉬고 싶을 때 몇번이고 더 찾아 올 만 한 곳. 가을에 한번 더 와야 할 곳. 푸딩으로 찍었더니 흐리고 차분해보이지만, 사실 엄청 눈부신 날씨였다

도시의 인상 2013.05.05

몽수리 공원산책

오늘, 올림픽 공원의 환영을 만나다. ㅎㅎㅎ 주택가와 가깝고 큰 호수가 있으며, 겁없는 오리 혹은 백조 혹은 흑조들이 꽥꽥대고, 옹기종기 모여 피크닉하는 사람들. 트레이닝 차림으로 뛰어다니는 사람들. 아 여기는 어딘가-! 올공인가. 엄청나게 큰나무가 많았는데 나무의 종류가 참 다양했다. 나무를 찾아다니며 기도를 드리는, 미아자키 하야오의 만화에나 나올 법한 나무정령을 숭배하는 중년의 아줌마의 모습과 내 귓가에 들리는 화의 갈라디아서 설교가 불러오는 장면이 서로 부딪혀 미묘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도시의 인상 2013.05.03

Chateau de Vincenne

le sage 즉, 지혜자라는 별명을 가진 샤를 5세는 영국과의 100년 전쟁의 종지부를 찍고, 프랑스의 체면을 살린 그리고 왕권을 강화한 왕이자 문화나 학문적으로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신에 대한 믿음도 깊었음은 물론이고 천문학이나 철학, 신학에도 깊은 지식을 갖고 있었고. 아직 다른 성들과 상대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뱅센느 성은 그의 캐릭터만큼이나 주도 면밀하고 똑똑한 내부 구조를 갖고 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이 장소는 왕이 기거하는 신성한 장소로서의 상징은 물론 전쟁의 요새이자 이후에는 정치범들을 가두어두는 감옥으로도 이용되었다고 한다. 시간은 흘러서 용도는 변화하고 주인은 바뀌지만, 그 모든 시간을 축적해놓은 이 장소는 현재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에게 압축된 화면으로 보여준다. 이..

도시의 인상 2013.05.01

꽃 향기

뱅센느 성 옆, 공원 전체가 꽃으로 뒤덮인 공원, 이름 그대로 parc floral. 이 사람들의 "꼼꼼한" jadinage를 보여준다. 삼삼오오 모여서 꽃 향기를 맡으며 이야기하는 사람들, 빈티지 푸른색, 그리고 어느 것 하나 겹치지 않는 다양한 종류의 꽃이 눈을 사로잡았다. 크고 작은 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커다란 놀이터도 나오고, 튤립동산도 나오고, 아마츄어 작가들을 위한 작은 전시공간도 나오고, 골프 연습장과 연못도 나온다. 다양한 과자맛을 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라고나 할까.

도시의 인상 2013.05.01

성당의 인상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성당인데, 들어가면 하나같이 입이 떡 벌어진다. 그러나 그 느낌은 조금씩 미묘하게 다르다. 순천의 선암사에 갔을 때에야 비로소 30년만에 각기 다른 절의 느낌을 구분할 수 있겠다 싶었던 것처럼,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서양인의 얼굴과 같은 이곳의 성당들.하지만 확실히 다르다는 것만은 알 수 있는 그들의 얼굴. 오늘 갔던 생에티엔-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 보이는 내성적인 인상, 그렇지만 자신을 정교하게 잘 꾸며놓은 그녀의 얼굴. 그러나 절대 한눈에 파악할 수는 없으며 자잘한 장신구들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신경쓴 듯 보인다. 토요일인 오늘은 운이 좋게도 콰이어의 연습을 들을 수 있어 그녀의 외관과 여성 소프라노의 목소리가 참 잘 어울렸다. 끅 사진이 안올라간다.

도시의 인상 2013.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