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인상 60

Fête de la musique: 루브르에서 말러를

1.파리는 언제나 축제, 라는 헤밍웨이의 책 제목은 싱거운 관용구가 아니다. 한 달에 한 번씩은 파리 전역에서 뭔가 축제가 하나 씩은 열리는데, 박물관/정원 축제에 이어 이번달은 음악축제이다. 물론 파리 뿐 아니라 프랑스 전역, 그리고 유럽의 곳곳에서도 열린다고 한다. 일년 중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6월 21일)에 주로 저녁부터 시작되는 이 축제는 1982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꽤나 긴 역사를 지녔고 사람들의 호응이 뜨겁다. 라디오 프랑스에서 일하던 한 미국인 음악가가 아이디어를 냈고, 당시 문화부 장관이던 자크 랑이 추진한 프로젝트이다. 대규모의 공공기관이나 미술관은 물론 동네 카페나 노천 광장, 강변 등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한 평의 공간이라도 있다면, 음악을 연주한다. 기타하나 달랑 맨 아마추어부..

도시의 인상 2013.06.22

Giverny 산책

모네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보니, 왜 그가 이곳을 사랑했는지 알 것 같았고, 나에게 색연필과 스케치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참 오랜만에 했다. 꼬맹이들이 꽃밭에서 모네의 정원과 수련 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중이었다. 벤치에 앉아 한참동안이나 멍하니 바라보았다. 모네의 색깔을 찾아보려고 열심히 두리번 거렸다. 시간이 멈춰버린 비현실적인 장소같다. 살짝 덜 핀 연꽃이 예뻤고, 온갖 종류의 형형색색 정원의 꽃들은 어지러웠고, 담소를 나누는 노인들의 모습은 소풍나온 고딩들의 모습보다 활기찼다. 모네의 무덤에 드리운 작고 파란 꽃마저도 모네답다.

도시의 인상 2013.06.19

Rendez-vous aux Jardins

정원에서 만나요~! ㅎㅎㅎ 알고보니 집에서 엄청가까웠던 곳, 오전에 집을 나서 jandin des plantes를 걸었다. 벨리브로 집에서 10분거리~켁! 안에는 큰 동물원과 자연사 박물관도 있다. 오늘은 공원과 식물원만 천천히 둘러보았다. 일년에 며칠 씩 Rendez-vous aux Jardins라 이름붙여진 행사에서는 개인 소유의 잘 가꾸어진 정원을 개방하기도하고, 무료로 이곳저곳 방문할 수 있도록 리스트를 제공한다. 정원가꾸기 노하우를 소개하거나 유명한 정원을 만든 사람들을 기념하기도 한다. 몇주 비오고 흐린 날씨가 계속되어 몸이 찌뿌둥하고 기분도 축 쳐져 있었는데, 오랜만에 해를 만나 반갑고 고마웠다.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자라고 있는 크고작은 초록 식물들을 보니 기분전환 완료! 활짝 핀 꽃이 눈..

도시의 인상 2013.06.03

les deux villes-

하루동안 들렀던 대조되는 이 두 도시는 과거 귀족들이 휴가를 즐기던 곳으로 지금까지도 파리에 사는 '도시 촌놈'들이 짧은 바캉스를 보내기위해 선호하는 장소라고 한다. 파리에서 기차로 2시간 남짓이면 도착하고, 조용하며, 바다도 볼 수 있고 현대적인 가게들은 물론 전통적인 해산물 시장, 휴양을 완성하는 카지노까지 있으니 이만하면 이상적이다. 항구에 빼곡히 쉬고 있는 휴양용 배들을 보니, 여름의 이곳 풍경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도빌, 트루빌이라는 쌍둥이같은 이름을 가졌고, 늘 쌍으로 묶여서 불리는 곳이지만, 막상 두 도시(마을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듯)를 천천히 걸어다녀보니, 관광안내소부터 시작해 시청의 모습, 건물의 모양이나 배치, 거리의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랐다. 노르망디 지방의 전형적인 목조건물..

도시의 인상 2013.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