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인상 60

부활절 @Taizé

2주간의 부활절 방학은 유럽의 많은 젊은이들을 떼제로 모이게 한다. 고난 주간이었던 지난 주에는 4천명이, 이번 주에는 2천명이 떼제를 찾았다고 한다. 유럽의 곳곳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배낭과 침낭을 낑낑대며 들고오는 이들의 얼굴에는 활기가 있다. 이들이 놓아둔 짐 더미는 마치 난민수용소를 연상케하며, 사람이 많은 이 시기에 숙소로 이용하는 텐트들은 도시생활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약간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곳에 모인, 아마도 여러해동안 이곳에 방문했을 법한 익숙한 그들의 움직임과 자유로움은 편리함과 형식에 찌든 우리를 이방인으로 만들어 버렸다. 밀린 방학 숙제를 하듯, 그동안 하지못한 기도와 묵상, 성경읽기를 이렇게 저렇게 하자는 굳은 다짐으로 입성한 나, 첫 아침 말씀은 이곳에와서 또 다시 무언..

도시의 인상 2014.04.28

Tournus

남쪽을 향하는 기차가 아닌 북쪽을 향하는 기차를 타버렸다. 기차의 종착지는 반대방향인 디종이었고, 우리는 그 중간 마을인 투흐뉘에서 내려야했다. 작은 마을이라 기차도 자주 다니지 않는데다가, 철로 공사로 다음 열차 시간까지 2시간이나 남아버렸다. 인간 네비의 굴욕이자 살짝 눈치보기 모드에 돌입해야만했다. 친구들과 이별하느라 슬펐던 그는, 예상치 못한 종착지에 가면 긴장을 팍 하는 그는, 이 마을에서 맥주한캔을 들이키고야 말았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작은 마을이었지만, 트레킹 코스, 캠핑장도 있으며, 거대한 사원을 끼고있는 성당을 마주하고, 강변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특히 성당 안의 창문 모자이크가 칸딘스키를 연상시켰으며, 성당 안쪽으로 나 있는 고요한 정원과 도서관이 인상적이었다.

도시의 인상 201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