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퐁피두센터 특별전_서울시립미술관] 쓴소리 단소리

#1. 역시 새롭고 흥미로운 작품을 하는 작가를 만난다는 건 공부 의욕을 고취시킨다. 공공미술관이 베풀 수 있는 최고의 혜택은 이런게 아닐까?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작품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이해 할 수 있는 언어로 말을 걸어보고. 예술이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의문스러운 작은 나라에서 바득바득 창조를 이어가는, 언젠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작업을 하리라는 포부를 가진 신선하고 말랑말랑한 작가들을 만나고 그래서 시립미술관은 +1 #2. 10분도 되지 않아 보게된, 샤갈, 마티스, 클레, 피카고. 미로의 작품들로 눈을 풀리게 만드는 퐁피두 센터 특별전. -사실 넘 지루해서 30분만에 휙 돌아 나왔다. 물론 거장의 작품들이 다 그렇듯 눈을 끌고, 빠른 발길을 아깝게 만드는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인_르 클레지오]

르 끌레지오의 소설과 에세이 중간 어디쯤에 위치한 작품. 뒷북치듯 이 사람의 읽어보지 못한 소설 너댓권을 몽땅 빌렸다. 이유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라서도, 프랑스어를 가장 아름답게 구사하는 소설가여서도 아니다. (언제 불어로 소설을 읽어보랴.ㅠㅠ) 하여튼 르 끌레지오가 흥미로운 이유는 여러가지이겠지만, 그의 남다른 이력 때문이리라. 아프리카계의 엄마가 아닌 아빠를 가졌다는 것 (유난히 각지고 네모낳고 뭉툭한 그의 얼굴이 이해가 가는 대목!) 아프리카라는 곳이 그에게는 환상이나 추상적인 관념 혹은 정치적인 선택이 아닌 권위적이고 엄격해보이는 아버지와의 어색함에 대한 포용이자, 삶을 끌어 안는 곳이 었다. 이 모든 과정을 겪고 난 후, 아프리카에 대한 그의 시선은 꽤 따뜻하고, 살로 다가왔다. 끌레지오 이야기..

[천성_박경리]

가끔 난 늙으면 잔소리가 심해질 내 모습에 공포에 떨곤한다. 경리할머니 같이 따뜻한 글을 쓰는 이에게도 이런 천성이 있었다니. 그건 그렇고 2008년이 기억에 남을 만한 또 다른 이유가 되어버린 박경리 할머니. 박경리 선생의 유고시집에 실린 글 중. 쫙 폈을 때 나온 시. 마치 성경을 한번에 펴서 나온 부분이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 것처럼. 후훗 ---------------------------------------------------------- 천성 남이 싫어하는 짓을 나는 안했다 결벽증, 자존심이라고나 할까 내가 싫은 일도 나는 하지 않았다 못된 오만과 이기심이었을 것이다 나를 반기지 않는 친척이나 친구 집에는 발걸음을 끊었다 자식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싫은 일에 대한 병적인 거..

낯설게하기_소격효과?!

브레히트가 위대한 극작가인 이유는 낯설게 하기 때문이라던데, 아직 그의 거대함을 제대로 알지 못하겠는 나로서는 또 맘대로 감상하기로 빠져버렸다. 예상보다 꽤 통속적인 그의 희곡이 왜 그런 찬사를 받는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그러면서도 언제나 비평과 작품 자체가 가진 괴리감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여기서 잘 정리된 논문 한편 아하! 그렇구나 ============================================================ 낯설게하기(Verfremdung)이론의 미학적 의의에 관한 연구* 손 주 현** 머리말 현대 문명과 문화의 비인간적 속성에 대한 고발에서 아도르노나 호르크하이머 같은 비평가들은 전통적 미학의 개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들은 특..

Said said;

"고급문화의 미학적 생산물들이 그것을 배출한 사회의 정치적 제도들의 폭력과 불의에 대해 어떻게 그토록 쉽사리 무관심해질 수 있는가?" -에드워드 사이드 리더, 루틀리지 시리즈 읽다가. ------------------------------------------------------------ 텍스트의 세계성: 글렌굴드의 음악을 통해 텍스트는 니체이 말대로 권력의 산물 담론적 상황도 마찬가지 텍스트-독자 식민지배자-피지배자 텍스트의 물질성 -사실 texture에서 나왔으니까 즉, 텍스트를 이루고 있는 그물망들을 분석 그람시의 헤게모니 전문지식에 대한 숭배비판: 세속적비평 형식 제안 아마추어적 접근 지적 작업은 그것이 발생한 현실사회의 맥락에서 떨어지지 않도록해야한다 대부분의 문학이론은 텍스트성을 가능하게하..

바리

나는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시간을 기다리고 견디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늘 기대보다는 못 미치지만 어쨌든 살아있는 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 생명의 물은 어디 있죠? 노인은 팔을 쳐들 기운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뒤로 조금 돌려보이면서 말한다. 그런게 있을 리가 있나. 저 안에 옹달샘이 있긴하지만, 그건 그냥 밥해먹는 보통 물이야 ... 나는 씁쓸하게 말한다. 생명의 물 따위는 없더라. 까막까치는 다시 자지러지게 웃는다. 까르르르 멍텅구리 네가 마신 그게 그거. 아무도 가져올 수 없지, 생명의 물은 -황석영, 바리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