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162

레볼루셔너리 로드-터져버린 풍선

보는 내내, 마치 쪼글쪼글한 모양의 풍선에 숨을 불어 넣는 기분이었다. 볼 품없는 고무가 숨을 불어 넣을 수록 더 매끈하고 아름답게 변하는 모양을 보고 있노라면, 그것이 커지고 매끈해질 수록 선명하던 색이 얼마나 희미해져 가는 지를 깨닫지 못하게 된다. 풍선은 그 과도한 압력과 숨을 이길수 있을 만큼 질기지는 않음을 망각하는 순간, 그 풍선은 터져버린다. 그들이 살았던 구역이 역설적이게 레볼루셔너리 로드이며, 진정 그녀를 이해했던 것은 주인집의 자폐적이면서 파괴적인 정신병자 아들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여전히 혁명적인 선택과 삶이 환대받긴 힘들다는 반증이 아닐까. 삶과 희망에 대한 이 영화의 냉소에 난 오히려 다시한번 "계획에 대한 도그마적인 믿음이나 자기 합리화 없이 살아가기" + "일상에 다시금 의미를 ..

El Bano del Papa 아빠의 화장실

우루과이의 작은 마을에 교황이 방문한단다. 신앙심깊은 마을사람들은 교황의 방문이 그들을 부유하게 변화시키는 신의 은총이라 굳건하게 믿는다. 자전거로 국경을 넘어다니며 밀수를 통해 가족을 부양하는 아빠는 딸의 눈에 보기엔 부끄러운 범법자이자 주쟁뱅이일 뿐이다. 아빠가 자전거에 짊어질 수 밖에 없었던 부끄러운 타협 #종교성이 세속성과 얼마나 비례하는지 보여준다. #교황이 얼마나 많은 작은 마을을 저렇게 쑥대밭으로 만들었을까?

우리학교

다큐멘터리 가 탄생하기까지 [2] : 기사 : 씨네21 www.cine21.com 속 아이들이 그처럼 예쁜 것은 김명준 감독이 촬영감독 출신이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정말 그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에서 우리는 학년 초 ... 제3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자신들의 뿌리를 지켜나가고 있는 민족주의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통일에 대한 생각을 조금 구체화시켜준 다큐멘터리 정책과 이념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실현시킬까 고민하게 만든 좋은 작품

마더의 세포 분열

secret sunshine의 신애가 그랬던 것처럼.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나의 세계가 무너질때. 내 몸의 한부분이며 한 세포라 믿었던 아들은, 당연하게 예견된 딱 맞는 수치의 인과로 몸 밖의 실체일 뿐이었다. 씻김굿으로 무너지는 우주를 막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침으로 몸에 내는 작은 구멍하나가 그 폐허 조각을 씻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살을 애는 긴장감으로 앵글을 장식하고.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날카로움이 숨을 턱 막히게하고. 김ㅎㅈ의 얼굴은 너무도 살아있다. 봉은 정말 인간답고 마음 씀씀이가 넓으며, 인간의 아름다움을 잡아낼 수 있는 사람이다. 앤딩 크레딧 이후 5분간 나의 온 몸에 쥐를 유발한 것 빼고는,

11g짜리 자기 기만-다우트

플린과 알로이시스, 제발 두 인물 중 누구에게 더 공감하는가 라는 식의 도식을 벗어나자. 누구나 일정한 영역에서 자신만이 가진 견고한 신념이 있으며, 때로는 타인을 설득하려는 독불장군같은 누군가에게 눈을 흘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인간안에 들어있는 여러가지 페르소나를 분열시킬 수 있다는 것은 픽션이 가진 특권이아닐까!) 때로 자기 확신과 신념은 삶을 견고하고 안정적이게 하며, 성취하게 해준다. 하지만 굴레와 억압의 잣대가 고스란히 자기를 벗어나는 순간! 모든 것은 폭력의 다른 이름이 될 뿐. 자기기만- 이것이 없이는 자아를 지탱할 수 없으며, 아무런 선택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자신의 선택이 타인에 대한 판단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타인에게는 관대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