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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가난한 이들은 왜 극우를 지지하게 되는가. 전세계적으로 정치공간에서 떠오르는 질문같다. 특히나 어떤 사람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지 궁금했다. 하나의 모호한 집단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어떤 사람'. 국회의사당에 난입하고, 투표장을 지키는 일은 그 사람의 정치적 입장이 어떻든 투표를 통해 대표가 선출되는 국가에서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해' 그 일을 했다는 것은 늘 믿기 어렵다. 그 어떤 사람도 사실 알고보면 평범한 누군가일텐데... 영화는 원작에 있는 정치적인 부분을 빼고 가족 서사로 완성되었다. 미래로 향하는 나의 발목을 붙잡는 그 가족이 동시에 나를 고지에 도착하게 한 원동력인 애증의 가족사를 잘 풀어냈고, 신분 상승에 성공한 주인공이 어떻게 자신의..

여전히 읽고쓰기를 믿는 사람들이 있다.

오랜만에 많이 공감하며 읽은. 책. 에세이류는 잘 읽지 않는 장르이지만, 책에 관한 에세이라서 내용이 궁금했고, 이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또 다른 책들로 뻗어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알고보니 텔레비전에도 나오는 유명 작가였는데.. 난 이 책을 통해 처음알았다. 한국에서 출판되는 책들과 지난 몇해간 멀어져 있다보니 요즘 그걸 따라잡는 재미가 솔솔하다. 저자 스스로도 말하고 있듯, 에세이는 저자 스스로의 치유를 위한 장르인듯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여전히 세계와 맞서 싸우는 책이 필요하고, 그래서 도서 플랫폼의 대문에서 광고하고 있는 소위 '핫한' 책들에 잘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런걸 골라내는 것보다는 검증된 고전에 더 시간을 많이 쓰고 있다. 저자가 여전히 읽고 쓰기의 힘에 대해 믿고 있다는 점, 책의 세..

팀켈러_탕부하나님

개인적으로는 유행하는(?) 저자들의 신앙서적을 닥치는대로 읽었던 시기는 20대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완벽하게 삶으로 소화되지 않는 교조적인 지식이 쌓여가며 여러모로 괴리감을 느꼈고, 성경자체에 집중하는 글들을 지향하면서 신앙서적과 한동안 좀 멀리 지냈다. 작년에 (오랜 스승인) 유진 피터슨의 글을 다시 읽으며, 예전과는 다른 울림이 있는 부분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외국어로 듣는 설교와 이제 멀어져버린 한국 교회의 분위기는 물론 공동체보다 개인적 신앙을 강조하는 환경에 있다보니 스스로 근육을 키워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요즘이다. 그러던 중 , 팀켈러의 '탕부하나님'을 다시 읽는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를 그동안 주목하지 못했던 잃어버린 두 아들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해석한 책이다. 복음을 완전..

에밀리 인 파리

여행 못가는 이런 시국에 여기저기에서 많이 추천하는 파리 분위기 물씬 풍기는 넷플릭스 드라마가 있다. '에밀리 인 파리'라는 드라마인데, 보기전 인상으론 '미드나잇 인 파리'의 라이트 드라마 버전이라고 생각했다. 미드나잇 인 파리가 프랑스 '과거' 문화예술에 대한 오마쥬라고 한다면, 에밀리 인 파리는 '현재'에 대한 리포트 느낌이다. 속도와 유행에 민감한 미국인의 눈으로 본다면 고루하고 답답한 프랑스인들. 내가 너희에게 마케팅을 한수 가르쳐주마 하고 자신만만하게 등장한 에밀리가 주인공이다. 자신의 상사가 예기치 않게 임신을 하게 되어 프랑스 파견근무지에 대타로 오게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다. 불어를 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파리 정착과정, 콧대높은 파리 패션계에서 살아남기, SNS를 통해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