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un-frame

[박이소: 개념의 여정展] lines of flight

유산균발효중 2011. 10. 10. 20:44

2014 박이소 사후10주년 기념전의 준비 일환으로 박이소의 드로잉을 전시했다. 
기획이나 의도는 뛰어나지만, 어쩌면 꽤나 심심하고 마치 암호를 해독하는 듯한 느낌의 전시이다. 
그러나 박이소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기다려질만한 전시.

드로잉은 작가의 날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정제되지 않아서 꽤나 흥미진진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푸코를 공부하며 들뢰즈의 탈주의 선을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박이소는 늘 이런 점에서 통찰을 준다.  
그러고 보니 푸코의 파르헤지아를 공부할 때도, 이영철 선생님이 쓴 박이소 전시 글을 꽤나 탐독했던 것을 보면,
푸코와 박이소간에 뭔가 보이지 않는 선긋기가 가능할 것 같다. 
다음은 전시 도록에서 가져온 글인데, 이 포스팅의 제목이기도 하며, 김장언 평론가가 쓴 글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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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은 명사이기도 하지만 동사이다. 
남겨진 물질적 대상으로서 드로잉이라는 작품은 그의 완결되고 공표된 선언이기도 하지만, 사유와 개념을 작동시키는 과정이라는 차원에서 그것은 고정되지 않고 언제나 움직인다.

...
작가는 스스로 자신의 창작의 여정을 '기존의 의미와 영역들 사이에 펼쳐있는 광대하고도 끝없는 을 거꾸로 여행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여정은 '삶의 공허함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자기 치료적 탈주 수단으로서 결국 나 자신을 위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고,
반면 '사람 저마다의 해석을 자극하며 심각한 농담을 하려는 유희적 소통의 의도'가 담겨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의 작업세계는 들뢰즈 식으로 이야기 한다면,
'감금된 삶을 해방시키기 위한 글쓰기의 과정' 이었는지도 모른다.

불안정한 바람을 만드는 것, 
혹은 단절을 통해서 새로운 문을 여는 것,
가능성과 불가능성 사이에서 탈주선을 긋는 것.


저 나무 틈으로 보이는 박이소전의 포스터.
맘에 드는 포스터, 그리고 사진.
틈새를 비집고 나온.

다음은 박이소에 관한 읽을만한 기사. 아트선재 전시의 드로잉들이 실제 구현된 작품들도 볼 수 있다. 
http://www.artwa.kr/tc/527?category=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