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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에 대하여]

우리가 모이면 가끔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좋은 비평이란 무엇일까? 얼마전에 누군가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비평은 어떻게 써야되요?" 당연히 나도 모른다. 오늘 SeMA 워크샵 다녀와서 그냥 주저리주저리 이런저런 생각이 났다. 비평이 꼭 작품을 보조하는 것이어야 하는가? 비평도 그 자체로 의미있는 것이 아닐까? 작품에 대해 제대로 된 소개도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인상을 설득하지도 않는 읽기 어려운 비평들이 난무하고 있다. 비평이 작품을 소개하는 차원이 아닌, 새롭고 의미를 창조해내고,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는 비평이 나와줘야하는거 아닌가? -2008년 싸이에 쓴글.. 한참 미술비평에 대해 고민하고 스터디할 때 쯤.

[퐁피두센터 특별전_서울시립미술관] 쓴소리 단소리

#1. 역시 새롭고 흥미로운 작품을 하는 작가를 만난다는 건 공부 의욕을 고취시킨다. 공공미술관이 베풀 수 있는 최고의 혜택은 이런게 아닐까?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작품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이해 할 수 있는 언어로 말을 걸어보고. 예술이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의문스러운 작은 나라에서 바득바득 창조를 이어가는, 언젠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작업을 하리라는 포부를 가진 신선하고 말랑말랑한 작가들을 만나고 그래서 시립미술관은 +1 #2. 10분도 되지 않아 보게된, 샤갈, 마티스, 클레, 피카고. 미로의 작품들로 눈을 풀리게 만드는 퐁피두 센터 특별전. -사실 넘 지루해서 30분만에 휙 돌아 나왔다. 물론 거장의 작품들이 다 그렇듯 눈을 끌고, 빠른 발길을 아깝게 만드는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인_르 클레지오]

르 끌레지오의 소설과 에세이 중간 어디쯤에 위치한 작품. 뒷북치듯 이 사람의 읽어보지 못한 소설 너댓권을 몽땅 빌렸다. 이유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라서도, 프랑스어를 가장 아름답게 구사하는 소설가여서도 아니다. (언제 불어로 소설을 읽어보랴.ㅠㅠ) 하여튼 르 끌레지오가 흥미로운 이유는 여러가지이겠지만, 그의 남다른 이력 때문이리라. 아프리카계의 엄마가 아닌 아빠를 가졌다는 것 (유난히 각지고 네모낳고 뭉툭한 그의 얼굴이 이해가 가는 대목!) 아프리카라는 곳이 그에게는 환상이나 추상적인 관념 혹은 정치적인 선택이 아닌 권위적이고 엄격해보이는 아버지와의 어색함에 대한 포용이자, 삶을 끌어 안는 곳이 었다. 이 모든 과정을 겪고 난 후, 아프리카에 대한 그의 시선은 꽤 따뜻하고, 살로 다가왔다. 끌레지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