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un-frame

Le surréalisme et l'objet

유산균발효중 2014. 3. 7. 06:16



1. 초현실주의에 대한 대다수의 의견은 이해할 수 없는, 현실과 동떨어진 몽상가들이 만들어낸 설명 안되는 예술이라는 생각. 빈 캔버스 앞에놓고 서너시간씩 떠들 수 있는 사람만 향유할 수 있다는 생각. 

아니면 그 반대 극단에,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한 초자아가 만들어낸 무의식의 산물로 작품으로 보기보다는 그냥 어떤 결과물로 보자는 생각.

직관적으로는 이런 양 극단의 두 의견에 반대하지만, 예술은 곧 아름다움 (눈으로 보기 좋다+ 이해할 만하다)이라는 전제에 반론을 제기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2. 이 전시는 이런 담론들을 영리하게 빗나가, 오브제만을 전면에 내세웠다. 일상의 사물을 예술의 대상으로 승격시킨 뒤샹과 초현실주의자들이 현대미술에 가져온 영향을 확증하기에 충분하다. 

한편으로 이 전시를 거칠게 간추린다면, 페티시즘에 대한 향수다. 초현실주의자들의 창고와 집을 샅샅이 뒤져나온 모든 아카이브를 가져와,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자극을 극대화 했으니, 영리하고 재밌는 전시는 맞다. 






3. 그러나 절단된 신체와 재구성된 혐오미술을 여기에 엮어 놓은 점은 두 주제를 섞어놓은 듯한 혼동을 준다. 

초현실주의라는 공통분모로 묶인 일상의 사물과 벨머나 셔먼 식의 혐오미술은 어쩐지 좀 어색하다. 

 




p.s. 쌩뚱맞게도 만레이의 사진을 보는 순간, 이 전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연령은 5-6세. 하은이와 기하학적 무늬로 색을 채우는 미술관에서 나온 책으로 놀고 있었다. 그녀가 개발한 놀이는 그 기하학적 무늬들이 무엇을 닮았는지 찾아내는거다. 

만레이가 와인오프너에서 발견한 얼굴과 팔 다리 처럼

 - Centre Pompidou

30 octobre 2013 - 3 mars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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