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송의 이름을 딴 이 공간에 꼭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네사 윈십은 한국의 대중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꽤나 묵직한 전시들을 해 왔다. 브레송 재단의 상을 받은 이 프로젝트는 2011년의 작품들로, 미국의 중소도시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풍경을 담고있다. 2층 전시장의 가운데에는 그녀가 기록한 일기, 혹은 여행일지를 배치해두었다. 사진을 찍을 때의 에피소드나 감정들에 대해 읽고나면, 다시한번 사진을 둘러보게 된다.
아메리칸 드림의 반대편의 모습, 빛바랜.
우연히 마주친 낯선 누군가를 낯선 도시의 한 장면 한 장면과 번갈아가며 병치시킨다.
피사체는 마치 증명사진을 찍는 사람들처럼 굳어있고, 게다가 흑백이다. 바네사 윈십은 그들이 살고 있는 땅(un territoire)과 인물(une personne) 사이의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작가는 그들에게서, 아메리칸 드림 이면의 깊은 고독이나 우울 따위의 감정들을 감지했으며, 그것을 아름다움이라 여겼다. 그들이 가진 이야기(son histoire)와 역사(son histoire)를 보여주는 명확한 한 지점을 포착해냈다. 겉모습이 다소 투박할지라도. 그들을 둘러싼 장소는 여전히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그녀가 2008년에 했던 프로젝트와 연장선에 있는데, 연결해서 보면 그녀의 작품세계가 더욱 명확해진다. 터키 동부의 국경지역, 분쟁이 끊이지 않는 그 경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sweet nothings_eastern turkey, 2008
소녀들을 찍은 사진들은 몇몇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동쌈믄 학교 아이들의 교복, 리비아에서 온 수녀님의 짙은 눈썹, 워커 에반스의 인물들이 가진 시선
이번 전시의 이미지들은 요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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