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beyond-letter

들길에 서서

유산균발효중 2011. 8. 13. 22:48

오늘 은혜 받은 시.
요즘 생각하는 나의 일상과 연약함
그렇지만 또 다시 살아간다는 것의 숭고함을 생각하게 해 주는 시.
왜 이런 시를 고등학생때만 읽었을까 싶었던 시.







들길에 서서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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