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beyond-letter

[밤은 노래한다, 2008 _김연수]

유산균발효중 2008. 12. 18. 10:10

1. 자아와  세계의 대립을 생각나게 했던 장면.

나는 그러저러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그러저러 할 수 없었던 사연에 관한 이야기 .

 

국민부는 무엇이며, 조선혁명군은 또 무엇인지...나로서는 무지 실감이 나질 않았다. 만주에 사는 한, 나 같은 사람도 언젠가는 사람을 죽일 것이라던 나카지마의 말이 바로 이런 뜻이었을까
하지만 나는 그런 방면으로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나는 한 줄 책에 실린 글귀에 위안을 받고, 퇴근하는 저녁 길에 머리 위로 떠오른 초승달에 행복을 느끼는사람에 불과했다. (46)

 

2. 마침내 고통을 대면하고 두려움없이 그리움 만으로 정희를 대할 수 있게 된 나에게 송영감이 던진 말

 

"젠장, 그런 결심을 하는 데 온 겨울을 다 보내야 하누? 겨우내 이번 봄에는 꼭 피어야 하겠다고 생각해서 꽃이 피는 것이던가. 어디?" (142)

 

3. 이야기의 응집력은 전작보다 약하다고 느껴지지만, 그가 쓰고자 한 이야기는 높이 살 만 하다. 이런 의미에서 문학은 철학보다, 역사보다 한 수 위이다.

 

4. 여담: 최근까지 이어지는 한국 사회의 "간첩신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간첩과 스파이는 그 활동이 아닌 존재 만으로도 전장터를 죽음과 공포로 몰아 넣는 다는 것은 인간의 연약함에 대한 반증일 듯.




- 싸이에 썼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