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아와 세계의 대립을 생각나게 했던 장면.
나는 그러저러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그러저러 할 수 없었던 사연에 관한 이야기 .
국민부는 무엇이며, 조선혁명군은 또 무엇인지...나로서는 무지 실감이 나질 않았다. 만주에 사는 한, 나 같은 사람도 언젠가는 사람을 죽일 것이라던 나카지마의 말이 바로 이런 뜻이었을까
하지만 나는 그런 방면으로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나는 한 줄 책에 실린 글귀에 위안을 받고, 퇴근하는 저녁 길에 머리 위로 떠오른 초승달에 행복을 느끼는사람에 불과했다. (46)
2. 마침내 고통을 대면하고 두려움없이 그리움 만으로 정희를 대할 수 있게 된 나에게 송영감이 던진 말
"젠장, 그런 결심을 하는 데 온 겨울을 다 보내야 하누? 겨우내 이번 봄에는 꼭 피어야 하겠다고 생각해서 꽃이 피는 것이던가. 어디?" (142)
3. 이야기의 응집력은 전작보다 약하다고 느껴지지만, 그가 쓰고자 한 이야기는 높이 살 만 하다. 이런 의미에서 문학은 철학보다, 역사보다 한 수 위이다.
4. 여담: 최근까지 이어지는 한국 사회의 "간첩신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간첩과 스파이는 그 활동이 아닌 존재 만으로도 전장터를 죽음과 공포로 몰아 넣는 다는 것은 인간의 연약함에 대한 반증일 듯.
- 싸이에 썼던 글.
'예술의 상상 > beyond-lett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외인종잔혹사] (0) | 2009.09.25 |
---|---|
[위험한 독서] 활자중독증 혹은 난독증의 시대 (0) | 2009.08.18 |
밤은 노래한다-김연수 (2008.12.18) (0) | 2008.12.18 |
[아프리카인_르 클레지오] (0) | 2008.12.16 |
[천성_박경리] (0) | 2008.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