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의 책 제목을 패러디해봤다.
김용철이 삼성의 내부 비리를 까발린 일은 그 이면에 어떤 목적이 있었든, 자신의 내집단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고자 노력하는 나름 양심적인 행동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 혹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어떻게든 합리화하려고 하니까. 때론 그 합리화안에 온갖 불법과 비상식을 동원하니까.
내가 한때 있던 그 곳.
그 곳을 생각하면 미스트같은 영화가 떠오른다.
밖에는 안개가 가득끼여있고, 언제 출몰할지 모르는 잠재된 위험이 있는 것으로 간주해야 하는 외부의 적을 상정하여,
온갖 비합리와 몰지각을 동원해 한명 한명을 사냥한다.
특별히 영화적 완성도가 있지도 않고 진부한 디스토피아적 결말을 지닌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기억하는 걸 보면 그 영화가 지닌 메시지가 그만큼 강렬하고 공감되었던 모양이다.
이제 별로 감상이 남아있지 않은 그 곳.
그 곳에서 일어나는 소식을 들으며, 집단적 합리화에 대해 잠깐 생각해보았다.
유난히 감성적이고, 섬세해보이고 때론 히스테릭해보이던 그 교수님의 조금 쳐진 눈썹과 이마 근육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