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2

부채감

유산균발효중 2017. 8. 26. 19:55

지금은 미국에서 교수생활을 하고 있는 한 선배가 쓴 글을 보다가, 자신의 유학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을 부채감이라고 꼽았던 것을 보았다. 부채'상황'도 아닌 부채'감', 자신이 미국에서 30대에 논문쓰며 공부하는 동안 한국사회의 친구들은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고통당하고 있었다는 조금 대의에서 한말이긴 한데. 다른 혹은 비슷한 의미로 이말에 공감했다. 

우리가 유학을 나올때가 박근혜정부 시작때이니 이미 많이 지났네. 세월호와 탄핵을 외국에서, 먼발치서 바라보는 부채감은 말할것도 없고. 

현실적인 삶에서도 부채감이라는 감정을 많이 느끼게 된다. 

내가 쓰는 글이 스타일도 없고, 문학적이지도 않고.. (논문이 뭐 문학이랄게 있겠냐마는), 쓰고나면 친구들에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첨삭을 받지 않고서는 안되는 상황이다보니. 쉽지 않다. 감정적으로. 

아침에 샤워하면서, 

경제학을 하는 사람들, 정치학을 하는 사람들, 과학과 공학을 하는 사람들은 정책, 제도, 기술 등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면서 누군가에 도움이 되는 학문을 하고 있다 포장이라도 할텐데, 미학은 여전히 소수, 사회와 동떨어진, 엘리트의 학문으로 비춰지다보니 타인 뿐 아니라 자신을 설득하며 공부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 

퍼블릭과 관람자, 그리고 커뮤니티 아트와 관련된 공부들을 준비하고 계속 고민하면서, 그래도 계속 가야한다는 확신이 든다. 

마을예술과 커뮤니티아트에서 이제 예술은 미술관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이 아니라, 한 마을로, 한도시로 사람들을 불러들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퍼블릭과 관람자를 어떻게 나누고 바라보는지 공부해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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