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한국교회를 휘저은 J목사 성추행파문이나 O목사 논문표절 파문에 대해 문득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그 이후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생각하면 할 수록 화가 치밀어 오른다.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해서 뭐하냐는 그 집사님의 핀잔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만약 지금 우리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이 이런저런 막장으로 가면 가만히 있었던 집사나 장로들은 자연스레 동조자가 된다. 그래도 좋으냐? 라고. 그 집사님은 그냥 어물쩡 넘어갔지만, 그러면서 그렇게 막장으로갈만한 그릇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것이야말로 책임회피가 아니던가? 이 모든 문제를 하나님의 눈으로 해석해야하는건가? 믿음으로? 기도로? 식사자리에서 그가 우리에게 정색하며 했던 말, 얼마나 기도해보고 그러냐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저 논리. 우리는 이렇게 서로 공모하며 살아가고 있다. 체제유지를 위해. 각자 나름대로의 이익과 목적에 부합하게 말이다.
(딴얘기 잠깐. 송인수님의 글을 읽었다. 자사고를 비판하지만, 자신의 자녀가 실력만 된다면 기꺼이 아주 기쁘게 외고에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글이었다. 사실 이중성이라는 말로 딱 잘라 말하기에는 본인도 그 상황에 오면 불편할 것이라 생각한단다. 이 이중성과 그것으로 인한 내적갈등은 비단 자녀교육의 문제에서 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어떤 의견에 대해 지지한다고 말하지만, 자신이 그 의견에 동의해서 어떤 행동을 할 마음이 없다면 사실 그 의견을 지지한다고 섣불리 말할 수 있을까? 공부를 할 수록, 무언가를 알아갈 수록 더 어려운 부분)
이 만남 덕분에 2년만에 그분께 전화를 했다. 한국에 있는 사람들 말로는 그분도 예전같지 않다던데.. 나에겐 그냥 2년전 그분. 나의 20대를 복음으로 해석할 수 있게 도와준 분일 뿐이다. 상식적이기 어려운 세상에서, 인간답게 상식적으로 살면 된다 하셨다. 우리 둘만 이단인 것 같은 이 곳에서 긍휼한 마음을 갖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면 된단다. 방법론은 차치하고서라도, 네 생각이 틀리지 않다는 말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요즘 생각하는 명예에 대한 말씀. 우리의 믿음을 억울함을 해소하는데 사용하지말고, 명예롭게 하나님의 뜻과 목적을 이루는데 사용하라는 이 조언아닌 조언이 머릿속을 맴돈다. 빨갱이로 살아야하는 현실이 억울해서 짜증만 나고있고, 나의 명예는 땅에 추락하고있다. ... 오 주여.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한국이 그리웠다.
너무나 착하게 이 상황을 참아내고 있는 집사님 한분과 이 글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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