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우뚱 묵상

하나님의 손 La main de Dieu ou la création

유산균발효중 2014. 7. 12. 19:28


1896년 로댕이 대리석으로 만든 이 작품. 한 면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대리석의 모습이고, 다른면은 너무 매끈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이 작품의 제목은 '하나님의 손' 혹은 '창조'이다. 사인도 날짜도 기입되어 있지 않아 뭔가 덜 만들어진 것은 아닌가 싶지만, 가장 일차적인 재료로부터 튀어나온 인간의 모습을 정말 잘 형상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로댕미술관에서 이 작품을 보았을 때,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기이한 형태로 몸을 꼬고 있는 두 인간 아담과 이브였지만, 곧 그 둘이 그렇게 온 몸을 기대고 있는 그 곳에 눈이 머문다. 

바로 하나님의 손. 힘줄과 근육이 울퉁불퉁 드러나도록, 힘으로 저 두 인간을 받치고 있는 저 손은 편안하고 안락한 손이기보다 끈질김과 단단함을 보여준다. 

이 두 인간형상과 커다란 손 사이의 대조가 이 작품을 계속 살펴보게 만든다. 



출처: 로댕미술관 홈페이지. 

1896 ?, Marbre

H. 94 cm ; L. 82,5 cm ; P. 54,9 cm S.988

http://www.musee-rodin.fr/fr/collections/sculptures/la-main-de-dieu-ou-la-creation#sthash.HwsK6W6u.dpuf


욥기 3장, 7일이 지난 후 욥이 하는 탄식과 울부짖음은 20절에 와서 '어찌하여 하나님은'이라는 주어를 동반하고야 만다. 자신의 생명, 자신의 창조 사실을 저주하다가 그 창조의 주체가 누구인지로 넘어가는 이 부분에 와서 나는 이 작품을 떠올렸다. 인간의 인간됨을 후회하고 한탄하던 우리의 눈은 결국 하나님의 창조와 그분에게 눈을 돌리는 그리하여 그분께 대체 나를 왜 만들었냐고 왜 나를 잡고 있냐고 물어보는 대담함까지 나아가야한다. 욥은 그 큰 전제를 부인할 수 없었나보다. 나의 불평과 저주를 욥의 기도로 치환해본다. 

'어찌하여 하나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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