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2

커플시계

유산균발효중 2014. 6. 15. 08:44

앞자리 앉은 노부부의 손목에 시선이 머문다. 
딴 생각을 하는 와중에 멍하게 바라보다가 화들짝 놀랐다. 
그들의 시계.

몇십년은 함께 살았을 이들의 얼굴은 저 시계처럼 닮아있다. 긴 인중과 처진 입꼬리, 긴얼굴. 시종일관 대화하는데 바로 앞자리에 앉아서도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을만큼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이나, 서로는 서로의 말을 곧장 알아듣고 맞장구친다. 

공공의 장소에 있지만, 사적인 영역을 만들어내는 이들의 친밀함이 부러웠다.
그리고 곧장 우리의 시계를 촬영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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